이미지 확대보기유럽의 대표적인 강소국인 아일랜드에서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각)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좌파 성향의 무소속 후보 캐서린 코놀리(68)가 압승을 거둬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보수 연정이 주도해온 아일랜드 정치 구도가 무너지고 유럽 내 진보세력 확산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코놀리는 사회민주당, 노동당, 녹색당, 사회당 등 주요 진보 정당들의 지지를 받으며 사실상 좌파 단일후보로 나섰다.
무소속 후보로 나온 코놀리는 개표 초반부터 60%를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고 여당인 파인게일 소속의 헤더 험프리스(62) 후보는 패배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기존 정당 정치에 대한 실망감과 주거난, 청년층의 경제적 불안이 코놀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그는 복지국가로의 회귀를 상징하는 인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전직 임상심리학자이자 변호사인 코놀리는 유럽연합(EU)의 군비 확장 정책에 반대하고 미국·영국 중심 외교노선에서 벗어난 ‘영세 중립국’ 노선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저소득층 지원, 청년층 주거 안정, 성평등 확대를 핵심 정책으로 제시했다.
로이터는 “코놀리의 승리는 복지 강화와 군사 중립을 모두 중시하는 ‘포용적 진보주의’의 부상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인구 약 500만명의 아일랜드는 첨단기술·제약산업의 중심지이자 유럽연합 내 주요 투자 허브로 꼽힌다. 구글, 메타,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이 본사를 두고 있으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유럽 상위권에 속하지만 주거비 상승과 사회 불평등이 심화되며 정치 불신이 커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대선은 중도우파 중심의 아일랜드 정치가 전환점을 맞았음을 보여준다”며 “좌파의 집권은 유럽 내 보편복지 논의를 자극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코놀리의 당선이 아일랜드를 넘어 유럽 좌파세력의 재결집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보고 있다.
아일랜드 대통령은 주로 의례적 역할을 수행하지만 코놀리의 당선은 사회적 통합과 가치 변화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AP통신은 “제도권 밖 무소속 후보가 국민의 신뢰를 얻은 것은 유럽 정치의 세대 교체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