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월가의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과열된 인공지능(AI) 투자 열풍 속에서 ‘닷컴 버블’ 시절의 분산 전략을 되살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각) 분석했다.
◇ “1998~2000년식 포트폴리오 회전 전략 재현”
로이터는 AI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4조 달러(약 5640조 원)에 이르는 등 AI 테마주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버블 정점’을 피하기 위해 고평가 종목을 팔고 다음 성장주로 옮겨타는 방식의 ‘단계별 순환투자’를 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이탈리아 최고투자책임자 프란체스코 산드리니는 “우리는 1998~2000년에 효과를 봤던 전략을 다시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열 신호가 뚜렷하지만 이번 AI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고평가된 대형주 대신 소프트웨어, 로봇, 아시아 기술주 등 시장이 덜 주목한 성장 분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 “AI 광풍, 시장 붕괴 위험도 높아”
영국 고샤크애셋매니지먼트의 사이먼 에델스턴 최고투자책임자는 “AI 붐이 거품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은 모두 같은 시장을 두고 수조 달러를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그 시장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1999년과 비슷한 흐름 속에서도 재빠른 투자자들은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며 IT 컨설팅 및 일본 로봇기업 등을 차세대 수혜주로 꼽았다.
◇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주목…대체 투자도 확산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의 베키 친 매니저는 “AI 데이터센터가 엄청난 전력을 소비할 것”이라며 우라늄 관련주를 ‘차세대 AI 연관 투자처’로 제시했다.
또 프랑스 카르미냐크의 케빈 토제 투자위원은 엔비디아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종목에서 이익을 실현하고 대만의 AI 반도체 장비업체 구덩프리시전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 “거품 피하기 어렵지만, 분산이 최선”
피크테자산운용의 아룬 사이는 “새 기술 패러다임에서는 항상 과잉이 따른다”며 “AI가 중국 등으로 확산될 경우 월가의 열기가 식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제너스핸더슨의 올리버 블랙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I가 미국 경제 전반을 끌고 가는 만큼, 거품 붕괴 시 충격이 크다”며 유럽과 헬스케어 자산으로 분산해 위험을 상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지금 ‘1999년’에 있다. 버블이 꺼지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