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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길리어드, 난치성 유방암 치료제 임상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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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로고. 사진=로이터

글로벌 제약사들이 치료가 가장 어려운 유형으로 꼽히는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잇따라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내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스트라제네카, 다이이찌산쿄, 길리어드 사이언스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새로운 치료 성과를 발표했다고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10~20%를 차지하며 호르몬 수용체와 HER2 단백질이 모두 음성으로 나타나 표적치료나 면역요법이 거의 듣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데이트로웨이’는 후기 임상시험에서 기존 화학요법 대비 전체 생존율을 23% 높였고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채 생존한 기간(무진행 생존율)은 43%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는 이번 결과가 “면역치료가 적용되지 않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열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의 치료제 ‘트로델비’ 역시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8%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중앙 생존기간은 기존 6.9개월에서 9.7개월로 늘어났는데 이는 20년 만에 가장 큰 진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의 또 다른 치료제 ‘엔허투’도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3년 무재발 생존율이 92%로 나타나 기존 치료제의 84%를 크게 웃돌았다. 현재 이 약물은 후속단계 환자에게만 허가돼 있지만 이번 결과로 적응증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결과는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에 있어 구조적인 변화를 예고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장기 안전성과 실제 환자군에서의 효과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보건당국이 약가와 재정 부담 문제로 일부 신약의 NHS(국가보건서비스) 적용을 제한해온 만큼 환자 접근성 개선도 향후 과제로 꼽히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적응증 승인, 보험급여 결정, 임상 인프라 구축 등이 시장 진입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임상 결과는 치료 선택지가 거의 없던 삼중음성 유방암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그러나 실제 의료현장에서 표준 치료로 자리 잡기까지는 추가 데이터 확보와 각국 규제 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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