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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미국 신용 위기 우려에 강세...달러당 150엔 돌파

10월 6일 이후 최고치…미 지역은행 부실·무역 긴장 영향
베센트 "BOJ 적절한 통화정책 추구하면 엔화 공정 수준 안착"
일본 엔화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엔화 지폐. 사진=로이터
엔화가 미국 신용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미·중 관세 분쟁이 재점화되면서 미국 달러화에 대해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1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며 전날 종가에 비해 0.8% 상승해 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주에는 달러당 153엔 범위 안에서 거래됐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가 재정 확장과 통화 완화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에 엔화 가치는 8개월 사이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번 주 들어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달러는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 더욱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15일 일본은행(BOJ)이 '적절한 통화정책'을 추구한다면 엔화는 공정하고 안정된 수준을 찾을 것이라고 한 발언도 엔화 가치를 떠받쳤다. 이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미국의 암묵적 지지로 해석되며, 엔화 강세 기대를 높였다.

이날 엔화 강세는 미국 신용시장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촉발 요인이 됐다. 미국의 두 지역은행인 자이언스 뱅코프(Zions Bancorp)와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Western Alliance Bancorp)가 차입인과의 사기 문제를 공개하면서 신용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됐다.
MUFG은행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완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신용 시장의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떠오르고 있으며, 이 때문에 미국 일부 지역은행의 급격한 매도세가 발생해 전반적인 위험 심리가 약간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신용 우려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며 엔화 매수세로 이어졌다.

HSBC의 아시아 외환 리서치 책임자 조이 츄는 보고서에서 "예상치 못한 미·중 무역 긴장의 부활"이 달러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달러 매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이번 주 미국 고용시장 약세를 언급하며 이달 말 또 다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16일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 아래로 떨어져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채 수익률 하락은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츄는 "노동시장 둔화에 대한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인해 미국 수익률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엔화 강세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미국 신용시장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엔화 매수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Fed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가 맞물리면서 엔화 강세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다만 일본 정부가 급격한 엔고를 우려해 구두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엔고는 수출 중심의 일본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미국 요인들이 엔화 강세를 주도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방향과 미중 무역분쟁 전개 양상이 엔화 가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 환율은 일본 경제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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