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협상 난항에도 르코르뉘 재신임…중앙은행 총재 “정치 불확실성으로 GDP 0.2% 감소 예상”

엘리제궁은 이날 성명에서 “대통령이 르코르뉘를 총리로 임명하고 정부 구성 임무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마크롱은 르코르뉘 임명에 앞서 주요 정당 지도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로이터 통신은 좌파 지도자들이 마크롱이 자신들의 진영에서 총리를 선임하지 않은 것에 실망감을 표시하며, 향후 정부가 이전 정부들처럼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르코르뉘를 재임명하면서 마크롱 대통령이 정치적 라이벌들의 반발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야당은 이번 국가적 정치 위기의 최선의 해결책은 마크롱이 조기 총선을 실시하거나 사임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총리로 재임명된 르코르뉘의 당면 과제는 오는 13일까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하는 것이다.
르코르뉴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공화국 대통령이 맡긴 임무를 의무감으로 받아들인다. 연말까지 프랑스에 예산을 마련하고 국민의 일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프랑스 국민을 답답하게 하는 정치적 위기와 국가 이미지와 이익에 해로운 불안정을 종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직전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가 긴축 재정을 추진하다 야권의 반발로 사실상 축출된 뒤 지난달 9일 르코르뉘 총리를 새 정부 수장에 앉혔다.
르코르뉘 총리는 이후 약 3주간 야권과 예산안을 둘러싼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 6일 임명 27일 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프랑스의 정치적 혼란은 경제 성장 둔화와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했다. 국가 재정을 건전화하기 위한 예산 삭감이나 증세 시도가 정당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혼란은 더 심화됐고, 2027년 대통령 선거에서 마크롱의 후임을 노리는 정치 지도자들의 정치적 움직임도 불안을 가중시켰다.
이날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현재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국내총생산(GDP)이 0.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