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두 번째로 영국을 국빈방문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철강·알루미늄 관세 협상은 돌연 보류됐다고 폴리티코와 가디언이 17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도착 직전까지 0% 관세 합의가 성사 직전이었으나 막판에 좌초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미국이 영국산 철강 수출에 부과하는 25% 관세를 철폐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미국 측이 원자재 수입 경로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협상이 지연됐다. 대신에 미국은 영국산 철강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유지하고 다른 국가에는 50%를 적용하는 구조가 유력해졌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 철강업계는 “0% 철폐가 무산돼 실망스럽다”면서도 불확실성이 줄어든 점에는 안도감을 표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단기간 내 0% 관세 합의 가능성을 사실상 접은 상태다. 대신 영국은 25% 관세율을 상한선으로 고정하려는 방안을 협상에서 추진하고 있다. 영국철강협회의 개러스 스테이스 사무총장은 “0% 합의가 무산돼 아쉽지만 25%로 확정된다면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성명에서 “영국은 여전히 유일하게 25% 관세율 혜택을 유지하는 나라”라며 특혜적 지위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영국 정부가 더 나은 무역합의를 원하고 있으며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관세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그는 이번 방문의 우선순위가 국왕 부부와의 만남임을 강조하며 의전적 성격을 부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