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中 내 매장 100개 폐쇄 계획… "가치 유지 안 돼, 충동 구매 후 중고 거래"
유럽 명품 기업, "중국 시장 '평평한 해' 될 위험"… LVMH 등 '경험 마케팅' 전환
유럽 명품 기업, "중국 시장 '평평한 해' 될 위험"… LVMH 등 '경험 마케팅' 전환

중국 소비자들은 지나치게 비싼 명품에 대한 열정을 잃고, 더 실용적인 제품이나 '경험'에 지출을 집중하면서, 유럽의 거대 명품 기업들이 전략을 수정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최근 한 중국인 고객은 스위스 명품 시계를 구매하려다 은행과 신용카드 결제에 어려움을 겪었다. 판매원은 중국 고객의 지출 감소를 알아차리고, 이들이 미국과 중동 고객에게 왕좌를 양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중국 고객들은 근처의 더 접근하기 쉬운 브랜드에서 쇼핑하고, 구매하더라도 3만~4만 유로로 더 저렴한 모델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덴마크 주얼리 브랜드 판도라(Pandora)의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판도라는 2024년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중국 내 매장 폐쇄 계획을 당초 50개에서 100개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판도라의 중국 매출은 2019년 정점 이후 꾸준히 감소하여, 지난해에는 2019년 최고치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 판도라 애호가는 "금에 비해 판도라가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관심을 잃었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브랜드 자체도 이러한 위축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루이비통, 샤넬, 프라다, 에르메스는 비용 상승을 이유로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차례, 때로는 연간 두세 번까지 가격을 인상했다.
HSBC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샤넬의 클래식 라지 2.55 백의 가격은 2019년보다 91% 상승했다. 프랑스 비즈니스 스쿨 ESSEC의 소냐 프로코펙(Sonja Prokopec) 교수는 "그렇게 많은 가격 인상을 그렇게 자주 정당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파른 가격 인상은 더 강력한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프랑스 명품 기업 샤넬(Chanel)의 2024년 재무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2023년 대비 4.3% 감소했고, 수익은 30% 감소했다. 이는 2020년 글로벌 봉쇄 이후 회사의 첫 번째 감소였다.
중국 소비자 심리의 변화는 단순히 지출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LVMH의 스테판 비앙키(Stephane Bianchi) 전무이사는 중국 소비자가 여행할 때 값비싼 가방이나 옷을 사는 것에서 고급 호텔에서의 쾌적한 숙박과 같은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명품 브랜드가 '물건'을 파는 것에서 벗어나,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전환해야 함을 시사한다.
LVMH의 루이 비통(Louis Vuitton)은 상하이에 배 모양의 몰입형 플래그십 "더 루이스(The Louis)"를 열어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부티크는 관광지가 되었고, LVMH CFO 세실 카바니(Cecile Cabanis)는 플래그십 스토어가 2분기 브랜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샤넬, 미우미우, 에르메스와 같은 브랜드도 중국에서 패션쇼를 개최하며, '장기적인 바람직함과 문화적 공명'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ESSEC의 프로코펙 교수는 "젊은 소비자들이 프랑스 브랜드를 덜 구매하고 있지만, 브랜드가 스토리를 재창조하면 쉽게 돌아올 수 있다"며, "두 자릿수 성장으로 돌아가지는 않더라도, 적당한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