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유력 총리 후보 다카이치, 금리 인상 반대 발언...새 정부 재정 정책 주목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정책 금리를 동결하되, 남은 10월과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일본의 무역협정이 타결되면서 주요 정책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가운데 일본은행이 오는 19일 정책회의에서는 금리를 현행 0.5%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은행이 미국의 관세 조치가 일본 국내외 경제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당장 금리를 올리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블룸버그는 이어 “일본 경제가 일본은행의 목표대로 ‘안정적인 물가상승률’ 달성을 위해 꾸준한 진전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달 무역협정 체결로 성장에 대한 일부 위험 요인이 제거됐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구체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복수의 소식통들은 일본은행 일부 당국자가 이르면 10월에도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에 이날 일본 엔화는 달러 대비 147.20엔대에서 유럽시장 초반 한때 146.30엔대로 상승하며 지난달 2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일본의 단기금융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64%로 반영했다. 이는 사흘 전 44%에 비해 대폭 상승한 수치다.
이번 주 발표된 일본의 수정 국내총생산(GDP) 보고서에서도 완만한 경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재확인하며 금리 인상 기대를 뒷받침했다. 일본 기업 전체의 분기별 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노동시장은 여전히 긴축 상태를 유지하면서 산업 전반에 임금 상승 압력을 높였다. 일본의 실질임금은 7개월 만에 처음 플러스로 전환했고,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으로 금리 인상 여건이 무르익었음을 입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번 주 초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정치 및 정책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정권 지지율 제고를 위한 재정 지출 확대가 집권 연립여당의 재정 건전성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일본의 유력 차기 총리 주자가 금리 인상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던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유력 총리 주자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은 지난해 9월 당내 대표 선거를 앞두고 “지금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그의 당선 가능성과 차기 정권의 대규모 재정 지출 전망이 맞물리면서 초장기물 국채 금리가 사상 최고치 근방으로 치솟았다.
소식통들은 일본은행이 새 정부의 경제 대책을 주목하는 한편, 그 조치가 성장과 물가 및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차기 정부의 신규 지출 규모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이 점이 향후 금리 인상 시기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