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종합] 日 이시바 총리, 당내 압력 견디지 못하고 사임 결정

7월 참의원 선거 참패 책임론 확산…자민당 지도부 선거 압력 가중
당내 지지 기반 취약한 가운데 295명 의원 과반수가 조기 교체 지지 전망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 내에서 지도부 선거를 실시하라는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닛케이 아시아가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한 것에 대해 당 내에서 지속적인 비판에 직면해 있었다. 자민당은 8일 조기 지도부 선거를 실시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으로, 이는 사실상 이시바에게 사퇴하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자민당 의원 295명과 현지부 대표 47명 중 과반수가 이 움직임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이시바 총리가 당내에서 고립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7월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과 공명당 연정이 참의원에서 다수당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양당은 이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연정의 참의원 내 입지가 크게 약화됐다.
자민당 내에서 이시바가 패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졌지만, 그는 일본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 속에서 정치적 공백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자리를 지켜왔다.

실제로 미국과의 협상은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일본 자동차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미국과의 회담이 결실을 맺었다. 또한, 이시바가 추진해온 임금 인상 정책의 일환으로 전국 가중 평균 최저임금이 사상 최대 폭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시바 총리는 당내 지지 기반이 약했기 때문에 사퇴하라는 내부 압력을 막을 수 없었다. 2024년 10월에 총리가 된 이시바는 처음부터 당내에서 강력한 지지층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최근 자민당 지도부가 기능 장애에 빠진 것도 이시바 총리의 입지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을 비롯한 자민당 주요 지도부의 사임 계획이 알려지면서 당내 혼란이 가중됐다.
이시바 총리의 사임 결정은 일본 정치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참의원 선거 패배라는 단일 사건이 총리의 정치적 생명을 좌우하는 상황은 일본 정치 시스템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자민당은 이제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지도부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7월 선거 패배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당의 결속을 다시 다져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될 것이다.

이시바 총리의 재임 기간은 약 11개월로 상당히 짧았다. 이는 일본 총리직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가 됐다. 특히 강력한 당내 지지 기반 없이는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버티기 어렵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줬다.

향후 자민당의 새 지도자가 누가 될지, 그리고 새 총리가 미국과의 관계 및 국내 경제 정책을 어떻게 이끌어갈지가 주목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관리와 일본 경제의 구조적 과제 해결이 새 지도부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