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美·유럽 지원·튼튼한 방공망 있어야 빠른 회복” 강조

◇ 한국, 자유주의 동맹 지원이 만든 기적
한국전쟁 뒤 한반도는 폐허가 됐다. 미국과 유엔군을 중심으로 한 동맹군은 자금과 물자를 투입해 빠른 재건 길을 열었다. 그 결과 한국은 1960년대 이후 세계 가난한 나라에서 국내총생산(GDP)이 40배 더 큰 선진 산업국으로 바뀌었다. 삼성·현대 같은 기업은 세계 시장을 주도하게 됐다.
반면 소련·중국 지원을 받은 북한은 국제적 고립이 심해지면서 경제가 뒤처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에는 핵무장한 이웃에 맞서 미국이라는 든든한 동맹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워싱턴과 키이우는 러시아 침공 후 우크라니아 재건 기금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그는 “이 기금 없이는 한국식 성공 시나리오를 따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 방공망 확보 없인 재건 어렵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이 패트리어트 미사일 같은 다층 방공 체계를 갖춘 덕분에 안보를 지켜왔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막으려고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해 왔다. 미군 2만8000여 명도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주둔해 있다. 그는 “우크라니아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방공망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위협을 북한과 직접 비교하며 “북한 인구가 2000만 명쯤인 반면 러시아 인구는 1억4000만 명이 넘는다. 위협 규모가 5배에서 10배가량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의 경험을 배우되, 우크라이나 상황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며 “한국과 같은 방안을 똑같이 적용하면 우크라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의 전후 재건 경험과 방공 체계를 우크라니아 복원과 제기에 유용한 본보기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유럽 동맹 지원과 튼튼한 방공망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국처럼 빠른 경제 회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