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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승절 80주년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로 서방에 경고 메시지

극초음속 무기·스텔스 전투기 공개하며 군사력 과시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맞아 베이징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맞아 베이징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맞아 베이징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개최하며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3(현지시각) 보도했다.

26개국 정상 참석한 가운데 첨단 무기 대거 공개


이날 퍼레이드에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란 대통령 등 26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천안문 망루에서 "중국 국민은 막대한 희생을 치르며 인류 문명을 구하고 세계 평화를 지켰다"면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연설했다.

퍼레이드에는 1만 명 이상의 병력과 수백 대의 무기가 동원됐다. 특히 극초음속 미사일 DF-26D와 둥펑(東風) 시리즈, 5세대 스텔스 전투기 J-20S, 무인 잠수정과 첨단 무인 드론, 사이버전 부대 등 중국의 최신 전략 무기들이 대거 공개됐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무장 정찰용 무인기들이 하늘에서 '80' 모양을 그리며 비행한 장면이었다. 또한 군용기와 헬리콥터 등 항공 전력도 위용을 뽐냈다.

주목할 점은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나란히 서서 3국간 굳건한 연대를 과시한 것이다.

퍼레이드에는 1만 명 이상의 병력과 수백 대의 무기가 동원됐다. 특히  5세대 스텔스 전투기 J-20S도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퍼레이드에는 1만 명 이상의 병력과 수백 대의 무기가 동원됐다. 특히 5세대 스텔스 전투기 J-20S도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로이터


◇ 급속한 군사력 증강과 영향력 확대


중국의 군사력 증강 속도는 가파르다. 중국 국방비는 지난 10년간 2배 이상 늘어 2500억 달러(348조 원) 수준에 달했으며, 핵무기 보유량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해군력을 보유한 중국은 조만간 전자기식 이착륙 시스템이 장착된 신형 항공모함을 운용할 예정이다.
중국은 매년 30억 달러(4조 원) 이상의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목적을 넘어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정치·군사적 영향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최근 2년간 군 수뇌부에 대한 숙청이 잇따르면서 군 지도력과 전투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1979년 이후 대규모 전면전 경험이 없는 중국군의 실전 수행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 신냉전 시대 본격화 신호


이번 행사는 미국과 서방이 주도하는 기존 세계 질서에 정면 도전하는 중국의 야심을 명확히 드러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주요국 정상들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반면,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들이 대거 참석해 중국 주도의 새로운 지역 구도를 보여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 주석에게 "푸틴과 김정은에게 인사 전해 달라"며 비판적 메시지를 보냈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국제학연구소의 드류 톰슨 선임 연구원은 "퍼레이드에 등장한 무기들이 실제 전쟁에서 효과적으로 통합 운용될 수 있는지, 병력들의 전투 준비 태세가 충분한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군사 퍼레이드가 중국과 미국이 군사·외교·경제 전 분야에서 전면적으로 경쟁하는 신냉전 시대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특히 대만 문제를 포함한 전략적 지배권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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