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전례 없는' 군사력 과시… 푸틴·김정은과 '반서방 연대' 공고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베이징에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북한의 김정은과 함께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 열병식을 주최하며, "세계가 평화와 전쟁 사이의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일본 패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행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핵 야망으로 서방에서 외면받는 푸틴과 김정은이 귀빈으로 참석하며, 중국의 군사력과 외교적 영향력을 과시하는 자리가 되었다고 3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은 천안문 광장에서 5만 명 이상의 관중에게 "오늘날 인류는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 윈윈과 제로섬의 선택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 인민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픈탑 리무진을 타고 군대와 극초음속 미사일, 수중 드론, 무기화된 '로봇 늑대'와 같은 최첨단 군사 장비를 시찰했다. 대형 현수막과 전투기를 따라가는 헬리콥터가 70분 동안 대형을 이루어 비행했으며, 8만 마리의 '평화' 새가 방출되는 것으로 절정에 달했다.
마오쩌둥 전 지도자가 입었던 스타일의 튜닉 정장을 입은 시 주석은 레드카펫에서 25명 이상의 지도자들을 맞이했으며, 국내의 광범위한 시위에도 불구하고 깜짝 등장한 인도네시아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도 참석했다.

시 주석은 관람실에서 푸틴과 김정은 사이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등 세 사람이 함께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양자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용감하게 싸운 김정은에게 감사를 표했으며, 김정은은 러시아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제2차 세계대전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주요 전환점으로 삼았다. 그는 지역 안보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세계 질서에 대한 비전을 공개하며, 태평양 건너편에 있는 라이벌을 가볍게 비난하는 "패권주의와 권력 정치"에 맞서는 단결을 촉구했다.
대만 분석가 웬티 성(Wen-Ti Sung)은 "사람들이 국제 체제에서 불확실성의 주요 원인에 대해 이야기할 때 중국의 늑대 전사 외교보다는 트럼프의 일방주의였다"고 지적했다.

퍼레이드가 시작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 중국이 일본으로부터 자유를 확보하도록 돕는 데 있어 미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미국에 대항하는 음모를 꾸미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과 김정은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비꼬았다. 크렘린궁은 푸틴이 미국에 대한 음모를 꾸미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