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버핏 효과’로 상승한 日 상사株, 거품론 등장에 투자자들 '신중' 모드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015년 5월 2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 이전에 기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015년 5월 2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 이전에 기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투자의 신’ 워런 버핏이 투자가치가 높다는 평가 속에 보유량을 늘렸던 일본 상사주에 대해 거품론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밸류에이션의 확대로 인해 신규 매수에 신중한 목소리가 늘고 있는 모양새다.

블룸버그가 3일(현지시각)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버핏이 최근 소유주를 늘린 미쓰비시상사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이며, 이토추상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쓰이물산, 스미토모상사, 마루베니를 포함한 5대 상사를 아우르는 TOPIX 도매업 지수의 예상 PER 역시 1년 넘게 만에 최고 수준이다.

아바딘 재팬 아라카와 히사시 운용부장은 “현재의 밸류에이션으로는 적극적으로 매수하기에 적합한 시점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미쓰비시상사는 8월 28일 버핏이 이끄는 미국 보험·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분율이 사상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섰다고 발표했으며, 주가는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버크셔는 지금까지 대형 상사 5개사의 보유 비율을 10% 미만으로 유지해 왔으나, 올해 2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는 상한선을 다소 완화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추가 자금 유입이 줄어들 경우 '버핏 효과'가 일본 주식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미-일 관세안 합의 등을 계기로 8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닛케이 평균 주가는 환율의 엔고 경계감으로 인해 추가 상승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현상이다.

버크셔가 지난 2020년 일본 대표 상사들에 투자를 공개한 이후 현재까지 5개 상사 주가는 평균 4.2배로 수직 상승했다. TOPIX의 92%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성과다.

신킨 자산운용 후지와라 나오키 시니어 펀드 매니저는 “버핏이 매입한 초기 상사주들은 저평가되었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현재는 가치가 오를 데로 오른 것이 사실”이라며 “각 상사들의 실적이 따라오지 않으면 상승폭은 매우 무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낮은 회사들도 있어 매수를 늦춘 투자자에게 기회는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스미토모 상사의 PER은 지난 2020년 59배에서 8.9배로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미국 관세의 영향 등 향후 실적에 어두운 그림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컴제스트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리처드 케이는 “현재까지 주주자본이익률(ROE)을 끌어올린 것은 엔화 약세나 상품 시황의 긴축 같은 일시적 요인”이라며 “환율이 엔고 방향으로 움직이는 등 향후 몇 년간 ROE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또 MCP 자산운용 오오츠카 리에코 전략가는 버핏의 장기 보유가 하방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자원 가격과 환율, 관세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과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버핏 상사주들의 매입 타이밍을 잡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