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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美 증시, 닷컴버블 시기보다 밸류에이션상으로 더 고평가됐다”

8월 2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8월 2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올해 기록적인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밸류에이션상으로 역사상 가장 고평가됐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주가매출비율(PSR)은 3.23배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PS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총매출액으로 나눈 값이다. PSR이 역대 최고치라는 것은 투자자들이 기업이 벌어들이는 매출 1달러당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비싼 값을 치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WSJ에 따르면 S&P500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도 현재 사상 최고치에는 미치지 않았지만, 역시 고평가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S&P500은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 대비 22.5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00년 이후 평균치인 16.8배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시장의 시선을 끄는 것은 빅테크 기업들이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여전히 매출과 이익을 빠르게 늘리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이 S&P500 전체의 39.5%를 차지했으며, 이 중 9개 기업은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쏠림 현상이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시총 상위 기업의 지수 내 비중이 크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상황이 바뀔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두가 같은 종목을 들고 있을 때 주가가 하락하면, 추가 매수에 나설 투자자는 어디서 나오겠느냐”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계획 발표 직후 ‘매그니피센트 7’이라 불리는 빅테크 종목들이 단기간에 급락하며, S&P500 전체보다 더 부진한 흐름을 보인 바 있다.
다만 모든 종목이 고평가된 것은 아니다. WSJ에 따르면 실제로 동일 가중치 방식으로 산출할 경우 S&P500의 PSR은 1.76배로, 장기 평균(1.43배)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가치주 중심의 운용사 배로 핸리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마크 지암브론 미국 주식 총괄은 “초대형 기술주 이외에 충분히 매력적인 기회를 보고 있다”면서 “일부는 오히려 평균 밸류에이션보다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초대형 기업들이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을지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지암브론은 “결국 어느 시점에서는 밸류에이션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면서 “현 수준의 밸류에이션에는 과도한 기대치가 반영돼 있으며, 이를 충족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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