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백 eX' 기반 미래형 보병전투차 개발…2030년대 수출·실전 배치 노려

군사전문매체 아미레코그니션이 지난 18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 국방산업박람회에서 차세대보병전투차량(NIFV)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 호주 수출용 '레드백' 업그레이드한 'eX형' 개발 착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레드백 eX'는 기존 호주 수출용 장갑차 'AS21 레드백'을 한 단계 발전시킨 모델이다. 레드백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 육군 차세대 장갑차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개발한 보병전투차량으로, 이번에 공개된 'eX형'은 여기에 최신 기술을 더해 수출 경쟁력을 높인 버전이다.
회사는 작년 10월부터 2028년 3월까지 '레드백 eX 수출형 보병전투차량 개조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NIFV 1단계형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 3월 예비설계검토를 통과했다.
'레드백 eX'의 가장 큰 특징은 레고블록처럼 조립할 수 있는 모듈식 포탑 기술이다. 이를 통해 구매국가마다 다른 요구사항에 맞춰 무기체계나 장비를 바꿔 달 수 있다. 특히 현재 19%에 그치는 부품 국산화율을 95%까지 끌어올려 외국 부품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줄인다는 계획이다.
차량 무게는 약 45톤이며, 상부 차체와 포탑은 6단계, 하부 차체는 4단계 수준의 방호력을 갖춘다. 기존 'AS21 레드백'에 적용한 복합고무 궤도를 사용해 철제 궤도보다 무게를 절반 이상 줄이고 소음도 크게 낮췄다.
무기체계로는 SNT다이내믹스가 개발한 40㎜ 케이스텔레스코프탄(CTA) 포와 12.7㎜ 원격조종 무기체계, 사거리 8㎞ 대전차 유도미사일을 탑재한다. 방어체계로는 레이더로 날아오는 미사일이나 포탄을 미리 탐지해 연막탄이나 요격탄으로 막아내는 아이언피스트 능동방호체계가 들어간다.
◇ 2단계형은 스텔스·전기모터·인공지능으로 무장
2단계형에는 사람이 탄 장갑차와 무인기가 함께 작전하는 기술과 지휘·사격 분야 인공지능, 사방 360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상황인식 시스템도 들어간다. 승무원용 아이언비전 헬멧 디스플레이는 장갑차 바깥에 달린 카메라 영상을 헬멧 안에 보여줘 두꺼운 장갑판 안에서도 밖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이런 개발 배경에는 현재 한국군이 쓰고 있는 K21 보병전투차량의 한계가 있다. K21은 물에서도 다닐 수 있게 만든 수륙양용 설계 때문에 구조상 제약이 많아, 약 400대가 2030년 이후에도 계속 쓰일 예정이지만 생존성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차세대 보병전투차량 개발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NIFV 개발 일정을 보면 작년 요구사항 검증과 초기 연구를 거쳐 올해 기본 계획을 세우고, 내년 타당성을 따져본 뒤, 2027년부터 2031년까지 탐색개발을 진행한다. 이후 2032년부터 본격 개발에 들어가 2030년대 중후반 양산과 실전배치를 목표로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랜드400 3단계 사업에서 레드백이 선정됐지만 당초 450대에서 129대로 물량이 줄어든 경험을 바탕으로, 수출을 겨냥한 '레드백 eX'를 2단계형과 그 다음 모델들의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방산업계에서는 국산화율 대폭 확대와 첨단 기술 적용으로 NIFV가 국내 방산 기술력 향상과 함께 2030년대 국제 장갑차 시장 경쟁력 확보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