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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텔 구할 수 있을까

립부 탄(사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협상에서 인텔에 정부가 대규모로 투자한다는 방안을 이끌어냈지만 이것이 실제로 인텔에 도움을 줄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립부 탄(사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협상에서 인텔에 정부가 대규모로 투자한다는 방안을 이끌어냈지만 이것이 실제로 인텔에 도움을 줄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 주가가 15일(현지시각)에도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8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백악관에서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는 것을 전후해 인텔을 둘러싼 기류가 바뀌고 있다.

인텔은 14일에는 미 행정부가 지분 투자에 나설 것이란 보도로 7% 폭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트럼프의 “인텔을 다시 위대하게” 캠페인이 성공할지 의문을 제기했다.

인텔은 이날 0.70달러(2.93%) 뛴 24.56달러로 올라섰다.

반도체 관세, 300%


트럼프는 15일에도 인텔에 유리한 발언을 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알래스카 앵커리지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반도체 관세율을 300%까지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백악관에서 팀 쿡 애플 CEO를 만나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지 열흘 만에 그 세배를 물릴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트럼프는 관세가 반도체 생산 설비를 미국으로 다시 끌어들일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에 생산 설비를 짓지 않으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서 관세율이 200%, 300%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6일 반도체 관세를 발표하면서 미국에 생산 설비가 있거나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경우에는 관세를 물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관세 300% 경고에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 반도체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했지만 미 반도체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에서 생산 설비를 가동 중인 인텔은 3% 넘게 뛰었다.

“인텔을 다시 위대하게” 실현 가능성 의문


그러나 스테이스 라스곤이 이끄는 번스타인 애널리스트 팀은 분석 노트에서 인텔 추격 매수에 신중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권고했다.

번스타인은 트럼프의 정책에 기대 인텔에 투자하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번스타인은 이런 판단 속에 인텔 추천의견을 시장실적(중립)으로, 목표주가는 14일 마감가 23.86달러보다 12% 낮은 21달러로 제시했다.

라스곤은 트럼프가 정말로 “인텔을 다시 위대하게(MIGA) 만들”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텔이 당면한 문제는 자금 부족이 아닌 비전 결핍이라면서 돈 문제는 정부가 도울 수 있지만 비전은 얘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라스곤은 인텔이 돌파구로 제시하고 있는 5개 첨단 제조 설비를 4년 안에 짓겠다는 계획은 제대로 굴러가기 어려울 것으로 비관했다.

그는 인텔은 탄탄한 로드맵이 없다면서 불행하게도 미 정부도 이 문제는 어떻게 도와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필요한 건 투자자 아닌 고객


라스곤은 지금 인텔에 필요한 것은 정부의 곳간이 아닌 고객의 신뢰라고 지적했다.

인텔이 수요 부족으로 매출에 어려움을 겪고, 그 와중에 생산 설비를 구축하면서 자금난에 몰리게 되면 정부의 재정 지원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인텔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신뢰가 절대적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에서 인텔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텔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믿음을 고객사들에 줘야 수요가 늘고, 이를 바탕으로 인텔의 부활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라스곤은 인텔이 현재 오하이오에 짓고 있는 반도체 설비는 트럼프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성공 여부가 고객사들의 수요에 있다면서 수요가 없으면 이 설비는 무용지물이라고 설명했다.

불확실성


아울러 라스곤은 트럼프가 인텔에 투자하기로 하면 인텔에 어떤 반대급부를 요구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도 인텔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이례적으로 민간 기업의 매출에 정부가 직접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에는 중국에 수출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중국 매출의 15%를 받기로 했다.

미 국방부가 지분을 대거 인수하기로 한 희토류 채굴업체 MP 머티어리얼스의 사례는 인텔이 막대한 수익을 정부에 헌납해야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국방부는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 약 4억 달러 규모의 우선주를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가 완료되면 국방부는 지분 15%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국방부는 희토류 가격을 시세보다 높게 책정하는 대신 매출의 30%를 받기로 했다.

라스곤은 인텔이 이보다 나은 조건으로 정부와 지분 투자 계약을 맺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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