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팹 모두 가동해도 美 수요 7% 불과…반도체 자립 '먼 길'
현지 규제·대만보다 50% 높은 비용에 인력난까지 겹쳐
현지 규제·대만보다 50% 높은 비용에 인력난까지 겹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대규모 투자의 발목을 잡는 핵심 원인으로 '과도한 규제'를 지목했다. IT 전문 매체 WCCF테크가 27일(현지시각) 베선트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내 공급망 안정을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베선트 장관은 TSMC가 겪는 어려움을 현장 사례를 들어 아래와 같이 생생하게 설명했다.
"TSMC는 애리조나에 거대한 공장(팹) 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미국이 필요로 하는 칩의 최대 7%까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그들은 현지 건축 검사관들을 상대하고 있다."
"분명히, 이 칩 설계 공장들은 너무나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서, 계속해서 즉석에서 계획을 변경해야 하는데, 누군가는 '음, 파이프가 저기가 아니라 여기에 있을 거라고 말했잖아요. 공사를 중단시키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상황이다."
현지 규제 당국의 관료주의적인 절차와 경직된 규정은 공장 건설과 가동에 심각한 차질을 빚는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도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원활히 구축하고자 이러한 규제 문제 해소에 힘을 쏟고 있다.
◇ 규제 넘어 비용·인력난 '이중고'
여기에 미국 내 높은 생산 비용과 인력난 역시 TSMC의 어려움을 키우는 요인이다. 실제로 미국 내 반도체 제조 비용은 대만에 비해 50% 이상 높고, 기술 인력 부족 문제도 심각해 TSMC가 운영 인력 일부를 대만으로 보내 다시 교육하고 있다.
◇ 6개 팹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장기 청사진
하지만 이런 거대한 계획이 모두 실현되더라도 애리조나 사업장의 총생산량은 미국 전체 칩 수요의 7% 안팎에 머물 전망이다.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자립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미국 고객들의 TSMC 의존도는 자국 기업인 인텔 파운드리나 경쟁사 삼성에 비해 더 커질 수밖에 없어,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는 더욱 시급한 과제로 남게 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