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성장 가속화...수십억 인구가 달러로 저축하고 송금할 수 있게 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이 법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막대한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명확하고 간단한 규제 틀을 마련한 것”이라며 “미국의 글로벌 금융 및 암호화폐 기술 지배력을 굳히는 중대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는 인터넷 출현 이후 금융기술 분야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큰 혁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와 일정한 교환 가치를 가지도록 설계된 가상화폐다.
스테이블코인은 그 가치가 안정적이면서 거래가 편리하고 수수료는 은행보다 낮아 해외 송금에 자주 사용되는 등 산업 규모가 급성장했다. 그렇지만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 있었고 암호화폐 업계는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를 위해 규제 입법을 촉구해 왔다.
'지니어스 법'은 미국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기준을 설정한 것으로 발행 기업이 단기 국채 등과 같은 안전자산을 통해 1:1로 준비금을 보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자산은 또한 주 또는 연방 규제 기관의 감독을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테이블코인 규제법과 관련해 “이번 조치는 세계 기축 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며 “그 지위를 잃는다는 것은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현금의 프라이버시, 유연성 및 분산성이라는 장점을 기반으로 이번 혁신이 미국의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고, 수십억 인구가 미국 달러로 저축하고 송금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서명식에는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 로빈후드의 블라드 테네프 공동 창업자, 제미니 거래소의 억만장자 윙클보스 형제, 영상 플랫폼 럼블(Rumble)의 크리스 파블롭스키 CEO 등 주요 기술 기업 및 암호화폐 업계 인사들이 참석해 힘을 보탰다.
블룸버그는 “이번 법안 통과가 한때 암호화폐 산업에 회의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적극 지지하게 된 정치적 전환점”이라면서 “법안 통과로 암호화폐가 예측 가능한 규제 환경과 제도권 내 자산으로서의 정당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에 공직자와 그 가족이 관련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하려 했으나 끝내 무산됐다. 해당 조항은 독자적인 토큰과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등 디지털 자산 사업과 연관된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이번 법안이 소비자 보호에 충분하지 않으며, 향후 디지털 자산 발행자가 파산할 경우 정부가 구제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