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영업이익률 목표치 하향...도이체방크 "르노 목표주가, 55유로에서 47유로로 하향"

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 르노(Renault)의 주가가 16일(현지시각) 유럽 시장에서 한때 17% 급락했다. 회사가 올해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지난달 최고경영자(CEO)의 급작스러운 사임 이후 임시 CEO를 선임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대폭 끌어내렸다.
파리 증시에 상장된 르노 주가는 이날 한때 17% 넘게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일간 하락률은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CNBC에 따르면 르노는 전날 발표한 실적 업데이트에서 올해 영업이익률 목표치를 종전 ‘약 7% 또는 그 이상’에서 ‘약 6.5%’로 낮췄다.
르노는 또한, 올해 잉여현금흐름 전망치도 기존의 약 20억 유로(약 3조2000억 원) 이상에서 10억~15억 유로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르노는 최근 몇 달간 유럽 내 주요 시장에서 신차 출시가 판매를 견인하며 경쟁사들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여 왔다. 르노는 특히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무역 전쟁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기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유럽 내 수요 부진과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가 강화되자 경쟁 심화로 인한 압박에 직면했다.
르노는 이날 루카 드 메오 전 CEO의 갑작스러운 사임 이후 던컨 민토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임시 CEO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드 메오는 약 5년간 회사를 이끌다 지난달 자리에서 물러났다.
르노는 성명에서 “현재 르노 그룹의 CFO인 던컨 민토가 장-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운영 자회사(르노 S.A.S.) 회장과 함께 회사의 경영을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경영진 변화와 함께 실적 경고까지 나오면서 투자 심리도 큰 타격을 입었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이날 르노의 목표주가를 기존 55유로에서 47유로로 하향 조정했다.
도이체방크는 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영업이익률 가이던스가 동종업계 대비 여전히 견고하지만, 이번 실적 경고는 주가에 명백하게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는 오는 31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르노 주가 폭락 여파로 이날 스텔란티스와 폭스바겐 주가도 각각 4%와 2% 동반 하락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