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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참전 6개월…실전경험 업은 北, 한미일 안보에 '중대 변수'로

우크라이나를 미사일·드론 '시험장' 삼아…전투 데이터 쌓고 군 현대화 가속
병력·탄약 주고 기술·경제 지원받아…러시아와 '위험한 거래'로 동북아 긴장 고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옆을 지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6개월간 참전한 북한은 이를 계기로 핵과 재래식 전투 역량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옆을 지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6개월간 참전한 북한은 이를 계기로 핵과 재래식 전투 역량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6개월간 참전한 것을 기회로 삼아 군사 역량을 비약적으로 키워, 한국과 주한미군, 나아가 일본 등 역내 동맹국에 실질적 위협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4일(현지시각) 더 타임스가 전한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HUR)의 평가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이번 전쟁을 전투 전략을 다듬는 '시험장'으로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핵과 재래식 전력을 모두 강화하고, 탄도미사일의 정확도를 높이는 한편 드론전 역량을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현대 무기 생산을 서두른 점도 주요 성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강해진 북한의 군사력이 이제 한국과 주둔 미군에 훨씬 더 큰 위협이 된다고 진단했다.

HUR은 "러시아와의 협력은 북한에 군 현대화를 위한 폭넓은 기회를 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참전이 현대 전투의 실제 경험을 쌓고, 핵·미사일 역량을 개발하며, 첨단 무기체계 생산을 구축하고, 해군력을 강화하며, 정보 수집 능력을 높이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고서는 "북한이 앞으로 외교 정책에서 군사력을 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그 근거로 미국과 동맹국이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은 점이 북한의 군사력 사용 의지를 키웠다고 꼽았다.

◇ '피로 맺은' 북·러 동맹…병력 파견과 맞바꾼 반대급부


실제로 북한은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규모의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군 최소 9500명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공수부대를 상대로 '인해전술' 공격에 투입됐다. 이 과정에서 이미 약 4000명의 사상자가 나왔으며, HUR은 몇 달 안에 3만 명이 넘는 병력이 추가로 파병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안보회의의 세르게이 쇼이구 서기는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을 물리친 뒤 쿠르스크 지역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북한이 공병 1000명과 군사 건설인력 5000명을 보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북은 두 나라의 가까운 관계를 상징한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에 병력과 탄약을 주는 대가로 경제와 군사 지원을 받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파병에 고마움을 나타내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껴안았고, 이는 북·러 협력의 공고함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어진 최선희 외무상과의 회담에서 최 외무상은 러시아의 전쟁을 "무조건" 지지한다는 생각을 재확인했다.

◇ 깊어지는 서방의 우려…요동치는 한반도 안보


북한과 러시아의 이러한 군사·경제적 밀착은 서방의 경계심을 한층 높이고 있다. 러시아와의 협력이 강화될수록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이 고도화될 위험 또한 커진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 장소였던 원산을 언급하며 "러시아 관광객들이 점점 더 이곳에 오고 싶어 할 것"이라며 두 나라 사이의 경제 협력 확대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정은 위원장은 관광 산업을 키워 경제 회복을 꾀하고 있지만, 북한의 폐쇄적인 국경 정책 탓에 원산-갈마 관광지구가 제대로 운영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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