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조 달러 규모 펀드들 적극 운용 전환..."기회 놓칠까 불안감" 확산

지난해 국부펀드 평균 수익률 9.4%는 설문조사 역사상 공동 2위 기록이다. 2021년 10% 다음으로 높은 수치로, 2017년과 동일하다. 이는 2022년 마이너스 3.5%에서 급반등한 결과다.
인베스코 공식 기관 책임자 로드 링로우는 "1000억 달러(약 137조 9500억 원) 이상 기관들이 적극 관리로 전환하는 데 가장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링로우는 "펀드는 예측 가능한 시장 상황에서 수동 운용을 선호하지만, 예측 가능한 것은 더는 그렇지 않다"며 "나는 그것이 전체 접근 방식의 틀을 잡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장 변동성과 탈세계화에 대한 우려가 급증했고, 10년간 기후변화와 국가 부채 수준 상승에 대한 큰 우려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중국 투자 '포모' 현상 확산
국부펀드들 사이에서 중국 자산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부활하고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60%가 앞으로 5년간 중국 자산, 특히 기술 부문 할당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73%로 가장 높았고, 유럽은 13%에 그쳤다. 미중 갈등이 악화하고 있는데도 북미 국부펀드들의 중국 투자 의지가 더 강한 셈이다.
링로우는 "기회를 놓칠까 하는 불안감이 약간 있다”(FOMO·Fear of Missing Out)며 "중국이 반도체,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전기자동차, 재생에너지 분야 세계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금 중국에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설문조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발표 전인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이뤄졌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부펀드는 이제 "한때 실리콘밸리를 겨냥했던 전략적 시급함"을 가지고 중국 혁신 주도 부문에 접근하고 있다. 한편 S&P 500 지수는 10분의 3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10분의 2 하락했다.
◇ 달러 패권 지속되지만 장기 우려 증가
중앙은행들 사이에서는 달러에 대한 장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58개 중앙은행 중 70% 이상이 현재 미국 부채 증가가 달러 장기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78%는 달러에 대한 믿을 수 있는 대안이 등장하는 데 2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58%에서 증가한 수치다.
유로화 상승세를 보고 있는 중앙은행은 11%에 불과해 지난해 20%에서 크게 줄었다.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이 당분간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다.
사모대출도 국부펀드들의 핵심 투자처로 떠올랐다. 현재 국부펀드의 73%가 사모대출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65%에서 증가한 수치다. 절반은 적극적으로 할당을 늘리고 있다. 보고서는 "이는 국부펀드 자산 배분에서 가장 결정적인 추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신흥시장 국부펀드들 사이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펀드의 거의 절반이 스테이블코인을 투자 가능한 디지털 자산으로 꼽았다. 다만 비트코인 75% 선호도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