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률 21% 돌파하자 "취업 포기하고 학교로”

베이징대학교의 경우 중국 대학원 과정에 진학하는 졸업생 비율이 2019년 48%에서 2024년 66%로 크게 증가했다. 칭화대학교도 2013년 54%에서 2022년 66%로 늘었다고 각 대학의 졸업 후 결과 보고서가 밝혔다.
해마다 6월 졸업하는 중국 학생들이 점점 더 적은 자리를 차지하면서, 보수가 가장 높은 민간기업들은 대부분 석사학위 소지자를 채용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학생들과 전문가들이 전했다.
◇ 명문대 최우등생도 "일자리 보장 없어"
베이징대학교를 상위 10% 성적으로 졸업한 크리스털(가명)은 "더 이상 학부 졸업 후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며 "우리가 졸업할 무렵에는 경제 전망이 꽤 어둡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그는 재학 중 미국 경영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 사례연구 대회 참가, 바이트댄스와 레드노트 등 4곳에서 인턴십을 완료했지만 결국 경제학 및 경영학 석사과정을 선택해야 했다.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원 낸시 첸 경제학 교수는 "최근 엘리트 대학의 학부생들이 고임금 일자리를 찾지 못한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들은 꽤 평범한 보수를 받는 직업을 얻으려고 정말 열심히 싸웠고, 그 돈은 독립해서 살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대학교 사회학 석사과정을 최근 졸업한 동 지아첸은 "고용주의 요구사항이 점점 더 높아지면 나도 그 요구사항을 맞춰야 한다"며 "그래서 대학원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6번의 인턴십을 거쳐 올해 중국의 음식배달업체 메이투안에 정규직으로 취업했다.
◇ 청년실업률 21.3% 기록 후 통계 발표 중단
중국 정부는 지난해 8월 16-24세 청년실업률이 같은 해 6월 21.3%로 치솟자 청년실업 데이터 발표를 중단했다. 올해 1월 데이터를 다시 공개하기 시작했지만, 학생들은 데이터세트에서 제외했다. 5월 기준 16-24세 청년실업률은 14.9%를 기록했다.
국가통계국은 또한 이전에 25세에서 59세 연령 계층으로 묶여 있던 25-29세 연령 계층을 별도의 범주로 분리해 "청소년이 받는 교육 기간의 지속적인 증가"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온라인 채용플랫폼 중 하나인 자오핀의 2023년 보고서는 "많은 사람들이 대학원 학위를 취득하면 취업의 황금열쇠를 받을 것이라고 잘못 생각한다"며 "하지만 현실에서는 입장권만 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약 1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중국 온라인 채용플랫폼의 전 최고경영자 릴리 리우는 직원 지망생들도 이제 직장에서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졸업생들의 기대치는 이제 기업 환경, 업계 가치, 급여, 집과의 거리, 위치에 대한 기대치 등 다각도입니다. 이런 기대가 맞지 않으면 최근 졸업생들은 포기하고 학교로 돌아갑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베이징 소재 통신회사 루이화의 치 밍야오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는 "1992년 내가 대학에 입학했을 때 학부생의 100%가 졸업 후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고, 그 안에서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며 "오늘날의 대학원생들은 당시의 학부생들과 같고, 오늘날의 학부생들은 당시의 직업전문학교 학생들과 같다"고 말했다.
루이화는 팬데믹 이전 약 60명이던 직원 수를 현재 약 20명으로 줄였으며, 지난 몇 해 동안 경제상황 때문에 신규채용을 하지 않았다고 치 최고경영자가 밝혔다.
첸 교수는 "청년실업이 많을 때 사람들이 만나고, 어울리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릴 수 있는 모든 정상적인 방법이 무너진다"며 노동시장 침체가 중국에 연쇄적인 인구통계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규 졸업생에 대한 암울한 전망은 개선될 기미가 거의 보이지 않으며,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리우는 "미국 관세의 영향은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더 적은 일자리를 고용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