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반복 업무부터 대체"…2030년 고용 대변혁 눈앞
'프롬프트 엔지니어·AI 윤리 책임자' 등 인간 고유 역량 필요한 직업 부상
'프롬프트 엔지니어·AI 윤리 책임자' 등 인간 고유 역량 필요한 직업 부상

그러나 이러한 비관론의 이면에서는 정반대의 흐름도 감지된다. AI로 인한 '일자리 소멸'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회가 생겨날 것이라는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막연한 공포에 휩싸이기보다, AI가 조용히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AI가 앞으로 고용 시장에 미칠 위협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갤럽(Gallup) 조사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의 22%는 생성형 AI에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길까 우려하며, 이는 2021년에 비해 7% 늘어난 수치다. 매켄지(McKinsey)는 한 걸음 더 나아가, 2030년까지 세계에서 최대 8억 개의 일자리가 AI 때문에 사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나 데이터 입력 같은 직무가 우선 대체 대상으로 꼽히며, 전문가들은 자동화 기술 도입이 빠른 선진국일수록 그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지적한다.
◇ "일자리 소멸 아닌 진화"…새로운 가능성 주목
이런 분석 속에서도 AI가 단순히 기존 일자리를 파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인간을 대체하는 대신 인간의 능력을 보강하고 증강시키는 분야에서는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전망이다.
세계 AI 전문가들의 시각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우리는 일의 완전한 재정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AI를 감독하고, 창의력을 발휘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짐 팔리 포드 CEO 역시 "화이트칼라 직업의 절반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인간과 기계의 협업에 초점을 맞춘 완전히 새로운 고용이 생겨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세계적 선도 기업인 이진 하드웨어(Yijin Hardware)의 개빈 이 CEO는 앞으로 생겨날 직업의 밑그림을 보여준다. 그는 "우리는 멸종이 아닌 진화를 목격하고 있다"고 단언하며, "AI는 인간의 일을 변화시킬 뿐, 인간 자체의 쓰임새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미래의 노동력은 기계의 지능과 인간의 판단력을 결합한 융합 형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30년 수요 급증할 7대 유망 직업
정리하면, 다가올 5년은 직업 시장의 지각 변동기다. 전문가들은 2010년 존재조차 희미한 '소셜 미디어 매니저'가 10년 만에 핵심 직무로 떠오른 사실을 상기시키며, 지금부터 새로운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AI가 불러일으키는 공포가 아닌, AI가 만들어내는 기회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자동화가 어려운 역량으로 꼽히는 문제 해결 능력, 적응력, 소통 능력, 그리고 AI 시스템 자체에 대한 기본 이해와 같은 인간 고유의 기술을 갖추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개빈 이 CEO는 "AI가 고용을 빼앗지는 않겠지만, 일부 직업을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느끼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AI 시대의 승자는 AI와 대립하는 사람이 아니라, AI와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는 사람일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