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지수, 0.35% 상승...관세 발효로 인플레 상승 우려도 커지며 달러 지지

이날 고용 지표 호조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더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며 금값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달러화는 이날 엔화 대비 0.77% 오른 144.78엔을 기록했고, 스위스 프랑화 대비로는 0.58% 상승한 0.797프랑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47% 하락한 1.1743달러를 기록했다.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35% 오른 96.770에 후반 거래됐다.
연준의 7월 금리 인하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와 함께 미국 국채 수익률도 함께 상승했다. 특히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 수익률은 9bp(0.09%포인트) 넘게 올라 3.88%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9일로 예정된 관세 발효를 앞두고 베트남과 무역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힌 점도 달러 매수세를 뒷받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다른 국가들에도 유사한 협정을 체결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산 제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제3국을 경유한 베트남 내 환적 물품에 대해서는 40%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경고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영향으로 베트남 동화는 사상 최저치로 하락했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베트남 중앙은행이 동화의 점진적인 절하를 허용함으로써 수출업자들에게 전가될 관세 부담을 일정 부분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미국과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 협상은 더딘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자국의 이익을 이유로 미국과의 협상에 난색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협상이 쉽지 않으며, 다음 주 화요일인 8일까지 타결될 수 있을지 확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네덜란드계 ING은행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연준의 금리 인하를 지연시키면서 몇 달 동안 달러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ING의 크리스 터너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무역 관세가 8월부터 소비자물가 상승을 촉발할 것이며,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여지를 제한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달러화가 최근의 약세 흐름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준이 12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본다”면서 “그 이후에야 달러가 다소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로화가 당분간 1.13~1.15달러로 하락하고, 엔화는 145~150엔 사이에서 거래되며 두 통화 모두 달러 대비 4%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영국에서는 총리실이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의 해임설을 일축하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시장의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파운드화와 영국 국채 길트는 전날 급락 이후 다소 안정을 찾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우려를 표명했다.
영국 노동당 정부가 50억 파운드(약 9조3000억 원) 규모의 예산 절감 법안을 추진했지만, 당내의 거센 반발에 부닥친 가운데 시장에서는 영국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태다.
코메르츠방크의 외환 애널리스트 안티에 프레프케는 “키어 스타머 총리가 재무장관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이미 신뢰가 훼손됐다”면서 “시장에서는 영국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