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첫 가동 목표...유럽·한국 등 7개국 힘 모아 세계 최대 핵융합 실험로 추진

웨스팅하우스는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에서 짓고 있는 이터 프로젝트에서 핵융합로의 핵심 장치인 진공용기(플라즈마를 담는 이중벽 강철통) 조립을 맡는다. 이 장치는 고온의 플라즈마를 안전하게 담아 핵융합 반응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터는 유럽연합, 미국,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러시아 등 7개 나라가 함께 추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핵융합 실험로다.
◇ 9개 구역 동시 용접...2035년 첫 운전 목표
웨스팅하우스는 이번 계약으로 진공용기 9개 구역을 한 번에 용접해 도넛 모양의 챔버를 완성할 계획이다. 이 작업은 이터 조립 과정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힘이 들어가는 단계로 꼽힌다. 웨스팅하우스는 이탈리아 안살도 누클레아레, 월터 토스토 등과 함께 진공용기 5개 구역 제작에도 참여해 왔다.
이터 사무총장 피에트로 바라바스키는 지난해 2035년 중수소-중수소 핵융합 운전을 목표로 새 일정을 발표했다. 이는 2022년 11월 토카막 주요 부품에서 결함이 발견된 뒤 기존 2025년 초기 가동 계획에서 10년 미뤄진 것이다.
이터 사업의 총 건설비는 200억 유로(약 32조 원)에 이르며, 유럽이 절반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미국,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러시아가 나눠 맡는다. 업계에서는 이번 웨스팅하우스 계약이 핵융합 에너지 실용화에 한 걸음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핵융합은 두 개의 가벼운 원자핵이 합쳐져 하나의 무거운 원자핵이 되면서 많은 에너지를 내는 원리로, 태양과 별이 빛을 내는 과정과 같다. 이터 조직은 "진공용기 조립은 신뢰할 수 있는 무탄소 에너지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이 세계 핵융합 기술 경쟁에서 미국과 유럽의 협력 강화, 차세대 에너지 주도권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