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이재명 대통령, G7 데뷔에서 '국익 기반 외교' 선언

윤석열 前정부 '가치 외교' 노선과 차별화…실용주의 접근법 강조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 논의, 트럼프와는 전화 통화로 만족
세계 지도자들이 6월 17일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지도자들이 6월 17일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재명 대통령이 캐나다 G7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첫 해외 외교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평가받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을 '국익에 기반한 실용주의적' 외교 정책의 구현이라고 평가했다고 19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6월 4일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에 나섰다. 한국은 G7 회원국은 아니지만, 주최국인 캐나다의 초청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순방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양자 회담이다. 진보 진영 출신으로 과거 일본과의 협력을 역사적 현안 해결과 연계해 온 이 대통령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회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와의 회담에서 2025년이 한일관계 정상화 60주년임을 언급하며 향후 60년간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에 대해 논의했다고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양측은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협력의 중요성에도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주요국 정상들과도 양자 회담을 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직접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스라엘 갈등 관련 긴급 현안 때문에 회의를 조기 종료하고 워싱턴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위성락 국가안보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들이 편을 고르지 않고 한국의 특별한 필요를 충족시키려는 새 행정부의 외교 정책 우선순위를 수행하는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양자 회담은 모두 무역, 투자, 공급망, 에너지 형태로 한국 경제와 기업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협력을 진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번 G7 참석은 국내 정치권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우파 성향의 매일경제신문은 "역사적 문제에는 성실하고 원칙에 입각한 해결이 필요하지만, 경제·안보·기술 분야에서 실용적 협력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평소 일본과의 접촉에 회의적이던 좌파 성향의 한겨레신문도 "자유무역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큰 이익이다. 일본과의 구체적인 논의가 가능한 한 빨리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의 접근법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가치 기반 외교'와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미국, 일본과의 긴밀한 협력에 중점을 두며 중국·러시아·북한의 권위주의 연대에 맞서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야당 지도자 시절부터 수출 의존적인 중견 경제국인 한국은 특정 가치에 대한 충성을 표명하기보다 전 세계에 유연하게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보다 더 불안정한 국제 정세를 물려받았다. 국내적으로는 경제성장 둔화에 대처해야 하고,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정부가 부과할 수 있는 관세가 자동차 등 한국 주요 수출품에 미칠 타격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가 1.0%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으며, 최근 무역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량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이 대통령 취임 며칠 후 전화 통화를 통해 양측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무역 협상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미국이 정한 시한인 7월 8일 이전에 관세 완화 가능성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논의를 위해 워싱턴과의 접촉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