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13GW에서 200GW로 확장, 2030년 미국 추월 전망
화룽원 3세대 기술 활용해 해외 진출도 가속화
화룽원 3세대 기술 활용해 해외 진출도 가속화

중국원자력협회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향후 10년 말까지 설치 용량을 현재 미국의 두 배 이상인 200기가와트(GW)로 늘리기 위해 수십 개의 새로운 원자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는 중국 경제의 탈탄소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태양열과 풍력 같은 날씨 의존적 녹색 에너지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건설 중인 61개의 원자로 중 약 절반이 중국에 있다고 지난주 발표된 골드만삭스 보고서가 밝혔다.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역사상 가장 빠른 원자력 시설 건설에 착수하고 있다.
CNEA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말 현재 총 113GW 용량의 102개 원자로를 사용 중이거나 건설 중이며, 이는 경제적으로 번영하는 해안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반면 미국 에너지정보국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2024년 현재 총 설치 용량이 거의 97GW에 달하는 94개의 가동 중인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는 56기의 원자로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원자력 발전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몇몇 유럽 국가들도 더 많은 원자력 시설 건설 계획을 발표했지만, 중국의 계획은 규모 면에서 유럽을 압도한다.
지난 4월 중국 국무원은 중국 해안선에 흩어져 있는 5개 부지에 걸쳐 10개의 원자로를 추가로 건설하는 것을 승인했으며, 이를 위해서는 총 2000억 위안(279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CNEA에 따르면, 현재 건설 속도를 고려할 때 중국은 2030년까지 설치 용량 측면에서 미국을 뛰어넘어 세계 최대의 원자력 발전 국가가 될 것이다. 원자력은 2030년대 말까지 중국 에너지 믹스의 약 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발표된 10개 원자로 중 8개는 중국이 전 세계에 홍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3세대 원자력 기술인 중국 국내 건설 화룽원(Hualong One) 원자로를 사용할 예정이다. 각 원자로는 연간 약 100억 k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연간 100만 명의 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화룽원의 수석 설계자인 싱 지는 지난주 신화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자체 개발한 원자로의 "더 높은 안전 기준"은 중국이 필요하다면 원자력 발전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여전히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룽원은 해외의 다른 3세대 원자로보다 지진에 덜 취약하고 안전 중복성이 더 높기 때문에 더 많은 곳에 더 많이 건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베이징은 중국 해안선에 대한 프로젝트만 승인하고 있다. 그러나 금지령을 해제하고 내륙 지역에도 원자로를 건설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자력 발전을 둘러싼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지난 6월 초 일부 원자력 발전 장비의 중국 수출 허가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50년까지 미국의 원자력 발전 용량을 400GW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미국 내 추가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가속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유엔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어떤 국가보다 더 많은 석탄을 태우고 있으며 2023년 전 세계 배출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자력 확대는 중국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적극적인 원자력 발전 확대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화룽원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원자력 기술 분야에서도 미·중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