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주식 시장이 중동의 지정학에 끌려 들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담에도 불구하고 휴전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이제 전 세계는 중동 불안에도 직면해 있다.
전 세계 석유 저장고이자 화약고이기도 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은 금융 시장에 계속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주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열린다.
투자자들은 오는 18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의장이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인하와 관련해 어떤 말을 내놓을지 그 입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19일에는 장이 열리지 않는다.
미국의 노예제가 실질적으로 종료된 노예해방기념일이다.
봉기하는 사자
주식 시장은 그 무엇보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에 좌우될 전망이다.
두 나라의 충돌은 13일 국제 유가를 7% 넘게 끌어올렸다.
갈등이 격화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심지어 배럴당 120달러를 뚫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 유가 폭등은 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다시 들썩이게 만들어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를 가로막는다.
이는 주식 시장이 기대하는 올 후반 추가 금리 인하가 물 건너간다는 뜻이다.
이미 뉴욕 금융 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고, 이란이 보복에 나선 13일 뉴욕 주식 시장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고,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특히 ‘월가 공포지수’라고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5% 넘게 폭등하면서 순식간에 심리적 저항선인 20선을 뚫었다.
이스라엘이 애초에 14일, 2주에 걸쳐 진행하기로 작정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작전인 이른바 ‘오퍼레이션 라이징 라이언(봉기하는 사자 작전)’이 13일 이란의 보복으로 이어진 가운데 중동 불안으로 뉴욕 주식 시장이 다시 휘청거리고 있다.
두 나라 간 갈등이 봉합될지, 확대될지가 이번 주 시장 흐름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됐다.
FOMC
연준이 18일 이틀에 걸친 FOMC 회의를 마치면서 어떤 전망을 내놓을지도 관건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이 확실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기준 금리를 4.25~4.50%로 동결할 가능성이 97%에 육박하는 것으로 투자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정작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회의 결과가 아니라 전망이다.
이번 회의와 별도로 연준이 함께 발표할 ‘경제 전망 요약(SEP)’과 FOMC 위원들의 금리 예상을 나타내는 점 도표, 그리고 무엇보다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와 관련해 어떤 말을 할지 투자자들이 눈과 귀를 집중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9월을 시작으로 올해 연준이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파월의 입과 경제 전망에서 이런 기대가 무산될 수도 강화될 수도 있다.
11일과 12일 각각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인플레이션 안정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이스라엘과 이란 충돌이 유가를 흔들면서 인플레이션이 꿈틀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또 트럼프의 관세 충격이 올 하반기에는 본격화할 것이란 점도 변수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