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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브렌트유 7.5% 급등...S&P500 0.9% 하락

미국 에너지 충격 노출도 70년대 대비 절반 감소, 유럽은 여전히 취약
6월 13일 테헤란에서 폭발 후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 내 군사 및 핵 목표물에 대한 이란에 대한 선제 공격을 발표하고 보복을 예상하여 비상 사태를 선포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6월 13일 테헤란에서 폭발 후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 내 군사 및 핵 목표물에 대한 이란에 대한 선제 공격을 발표하고 보복을 예상하여 비상 사태를 선포했다. 사진=AP/뉴시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벌이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에 충격파가 확산되고 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와 MV 파이낸셜이 지난 14(현지시각) 각각 발표한 시장 분석 보고서를 보면, 이번 중동 갈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에너지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는 보고서에서 "지난 12일 저녁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해 이란의 핵 시설을 손상시켰고, 이란의 군 지도부와 고위 과학자들에게도 타격을 입혔다"면서 "이스라엘 관리는 이 작전이 적어도 2주 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러셀 인베스트먼트는 "이번 분쟁은 지난 몇 년 동안 중동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 에너지 시장 급변동, 호르무즈 해협이 핵심 관전 포인트


시장은 즉각 위험회피 모드로 전환했다. 동부시간 오전 840분 현재 S&P 500 지수는 0.9% 하락했고, 브렌트유는 7.5%, 미국 달러 지수는 0.5%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안전자산 선호와 에너지 가격 상승의 상반된 압력 속에서 1bp(베이시스포인트·0.01%포인트) 하락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8달러 50센트까지 치솟았다가 74달러 50센트로 4.5% 하락하는 등 수년 만에 가장 큰 일일 변동폭을 기록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감시 지점은 해마다 전 세계 원유 및 석유 제품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하는 화물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라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서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정치 지도자를 공격하거나 이란이 역내 이스라엘 또는 미국 자산에 피해를 입히는 등 전투가 더 격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란이 주말 예정이었던 미국과의 협상 참여 여부에도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만 미국의 에너지 충격 노출도는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처지다. 러셀 인베스트먼트는 "미국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비해 에너지 쇼크에 덜 노출되어 있다"면서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의 석유 및 가스 생산국이자 원유 순 수출국"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휘발유 및 기타 에너지 상품에 대한 미국 소비의 지갑 점유율은 70년대 초반 이후 절반으로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러셀 인베스트먼트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을 0.2%포인트 하락시키고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를 약 10분의 1 상승시킬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러한 변화가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의미 있게 재편할 만큼 충분히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 인플레이션 4년 만에 최저에도 관세 여파 지속

한편 미국 내 인플레이션은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MV 파이낸셜을 보면 이번 주 발표된 최신 소비자물가지수는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부문을 제외하고 2.77%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식품 및 에너지를 포함한 전체 인플레이션은 2.8%로 목표치인 2%에 더욱 근접했다.

S&P 500 지수는 올해 1월 초 대비 약 2% 상승한 반면, 10년 만기 국채는 이 기간 평균 수익률인 4.4% 근방에서 맴돌고 있다. 최신 미시간 소비자 심리 보고서는 지난달에 비해 상당한 증가를 기록했으며 경제학자들의 예측을 훨씬 앞섰다.

그러나 관세 정책의 오랜 영향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MV 파이낸셜은 "트럼프 행정부가 끔찍한 관세 위협에서 거듭 후퇴했는데도, 미국 소비자에 대한 전체 관세율은 여전히 약 20%에 머물고 있으며, 이는 1934년 이래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현재까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지 않은 것을 두고 기업들이 새로운 관세 발효 전 재고를 늘려 안정한 이윤을 유지하면서 과도한 가격 인상 없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수입량은 전월 대비 16.3% 감소했다.
MV 파이낸셜은 "많은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앞으로 한두 달 동안은 실제로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소비자를 대면하는 물가는 여름이 끝날 무렵에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세계은행은 이미 올해 세계 성장률이 2.3%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연초 전망보다 50% 낮은 수치다. 이 전망은 유가가 배럴당 평균 66달러라는 가정에 근거한 것으로, 원유 및 기타 원자재 가격의 구조 상승이 미치는 영향이 주목된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혼란이 오래 지속되거나 높은 가격이 계속될 경우 경제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는 "4월 초부터 이어진 강력한 시장 랠리에 이어, 투자자 심리 지표는 더 이상 패닉을 나타내지 않는다"면서 "현재 시장에서 큰 혼란을 못하고 있으며 현재의 포트폴리오 포지셔닝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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