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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정책, 전략 있으나 전술 실패로 파멸 위기"

제조업 기반 복원 의도는 이해되나 무모한 최대주의 접근으로 동맹국까지 소외
중국·유럽 굴복 실패하며 미국 힘의 한계 노출…스무트-홀리법 재현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백악관 행사에서 대대적인 무역 관세를 공개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백악관 행사에서 대대적인 무역 관세를 공개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전략적 목표는 있을지 모르나 형편없는 전술적 실행으로 인해 실패할 운명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고 3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광복절'을 선언하고 거의 모든 미국 무역 상대국에 '호혜적' 관세를 부과한 지 거의 두 달이 지났지만, 무역전쟁 성과는 기껏해야 엇갈린 수준이다. 고조되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90일 동안 중단하고 영국과 부분적인 협상을 타결한 것 외에는 결정적인 성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다른 주요 무역 국가, 특히 유럽연합과의 진행 중인 무역협상도 불확실한 상태에 있으며, 이웃 멕시코와 캐나다는 무기를 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연방거래법원이 최근 트럼프가 관세에 대한 권한을 넘어섰다고 판결했다가, 항소법원이 하루 뒤 이 판결을 잠정적으로 중단시키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의 겉보기에 무모한 무역 정책을 추동하는 전략적 논리는 분명히 존재한다. 미국이 쇠퇴하는 초강대국인 주된 이유는 제조업 기반이 텅 비고 세계 무역에 대한 기여도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주의적 세계화는 미국 금융 부문과 빅테크 기업을 부유하게 만들었지만, 다른 주요 경제 강대국, 특히 중국에 비해 미국의 많은 부분을 훨씬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했다.
실제로 미국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60년대 25%에서 오늘날 10%로 떨어졌다. 미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지만 전 세계 수출의 10%에 불과하다. 한편 수입은 꾸준히 증가하여 소비가 국내 경제 활동의 약 68%를 차지했다.

트럼프 정책의 핵심 설계자 중 한 명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에 따르면, 미국은 부채, 지분, 부동산 측면에서 미화 20조 달러의 부를 "약탈적" 경쟁자들에게 이전했으며, 이들 경쟁자들은 "현재 미국 경제의 큰 부분의 자산과 미래 소득을 모두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트럼프의 무역 정책 전술이 얼마나 파괴적이고 잠재적으로 자기 파괴적인지다. 미국이 국내의 대공황을 악화시키고 국제적 갈등을 심화시킨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통과시킨 지 거의 100년이 지난 지금, 그는 전후 국제 질서를 지탱해 온 무역 연계를 후퇴시키고 있다.

광복절 차트에서 무의미한 공식에 따라 무인도에 대한 추가 관세를 나열한 것은 트럼프 전술의 빈약함을 드러낼 뿐이었다. 뒤이은 미국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붕괴는 트럼프에게 우호적인 금융 엘리트들조차 겁에 질리게 만들었고, 결국 트럼프는 글로벌 관세 공세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최대주의적 접근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인식하고, 중국과의 무역 휴전, 영국과의 부분적 무역 협정, 인도와의 잠재적 합의를 협상했다. 그러나 워싱턴이 여전히 유럽, 일본, 한국의 핵심 동맹국들을 압박하려고 애쓰는 절박함은 미국의 경제적 불안과 전략적 당혹감의 깊이를 드러낼 뿐이다.

트럼프는 최대주의적 요구로 핵심 동맹국들을 소외시킴으로써, 중국에 대한 통일된 무역 전략의 전망을 어둡게 만들었다. 더 결정적으로, 트럼프는 중국도 유럽도 그의 완고한 전술에 굴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지불식간에 미국 힘의 한계를 드러냈다.

여전히 세계 최고의 경제 및 군사 강국이지만 세계 시스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상대적인 지정학적 비중과 외교적 비중은 수십 년간의 외교 정책 실책과 국내 정치 마비 증가로 인해 꾸준히 감소해 왔다. 트럼프의 고위험 고보상 접근법은 어느 정도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형편없는 전술적 실행은 가장 건전한 전략적 목표조차도 무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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