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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부동산 거물들 잇단 몰락…고금리에 자산 헐값 매각

'카세트 킹' 찬 핑치, 4억 3천만 홍콩달러 저택 강제 매각
상업용 부동산 가치 60% 급락, 임대 수입으론 이자 지급 불가
홍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한때 막대한 부를 축적했던 베테랑 투자자들이 잇따라 재정 위기에 몰리며 핵심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홍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한때 막대한 부를 축적했던 베테랑 투자자들이 잇따라 재정 위기에 몰리며 핵심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홍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한때 막대한 부를 축적했던 베테랑 투자자들이 잇따라 재정 위기에 몰리며 핵심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지난 4월 1980년대부터 '카세트 킹'으로 불린 데이비드 찬 핑치와 그의 가족이 수십 년간 거주했던 폭푸람의 호화 저택이 4억 3천만 홍콩달러(약 737억 원)에 강제 매각됐다. 찬은 올해 초 푸본은행으로부터 약 3억 5천만 홍콩달러의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수취인들이 저택을 인수한 후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업에서 큰 돈을 번 찬은 사무실, 고급 주거용 건물, 소매점, 주차장 등 광범위한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적극적인 투자자였다. 그는 2018년 CK자산홀딩스로부터 더센터 48개 층을 402억 홍콩달러에 매입한 10명 투자자 컨소시엄의 일원이기도 했다.

찬은 더센터에서 7개 층을 소유했지만 지난해 9월과 11월 싱가포르 DBS그룹에 마지막 2개 층을 평방피트당 평균 2만 6500홍콩달러에 매각했다. 이는 매입 비용보다 20% 이상 할인된 가격이었다.
찬은 "소매 및 산업 부동산 투자가 가장 큰 손실을 겪고 있으며, 자본 가치가 약 60% 하락했다"며 "상점이 클수록 손실이 크기 때문에 이런 부동산을 팔기가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출금 상환을 위해 지난 4년간 100억 홍콩달러를 현금화하기 위해 자산을 처분해왔다"고 밝혔다.

더센터의 또 다른 대형 투자자인 게일웰그룹도 다수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고 있다. 설립자 겸 부회장인 재신토 통 맨렁은 4월 초 타이탐 홍콩파크뷰의 펜트하우스를 1억 3800만 홍콩달러에, 2월에는 완차이의 오랜 본사를 7979만 홍콩달러에 매각했다.

게일웰은 최근 몇 달간 소매·사무실·주거용 부동산을 총 약 7억 4400만 홍콩달러에 매각했으며, 28억 8000만 홍콩달러 상당의 추가 자산이 매물로 등록됐다. 통은 지난 3월 "도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은행들이 대출을 요청할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서 거의 30억 홍콩달러 상당의 자산 처분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JLL홍콩의 조지프 창 회장은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부동산 평가액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면서 더 많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유동성 경색으로 더 큰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임대 수입으론 이자를 지불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책에 따른 홍콩 금리는 연준이 지난해 9월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전인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해 많은 대출자들을 곤경에 빠뜨렸다.

중국 부동산 투자 재벌 첸 홍톈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6년 21억 홍콩달러라는 기록적 가격에 매입한 더피크의 9212제곱피트 주택은 동아시아은행 대출을 연체한 후 8월부터 7억 5000만 홍콩달러에 매물로 나와 있다. 그는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손실의 실현을 가속화할 뿐"이라고 말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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