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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국채 가격, 발행 축소 기대감에 강세...30년물 수익률 2.85%로 ‘뚝’

1일 일본 도쿄에서 미국 달러 대비 엔화 환율(오른쪽) 및 닛케이 주가지수 (왼쪽)가 표시돼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일 일본 도쿄에서 미국 달러 대비 엔화 환율(오른쪽) 및 닛케이 주가지수 (왼쪽)가 표시돼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일본 재무성이 장기 국채 발행 축소를 검토하면서 일본 국채(JGB) 가격이 27일(현지시각)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일본 재무성의 이러한 대응은 최근 수십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국채 수익률 급등과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이날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시장 상황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는 국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차입 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국채 발행 규모를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이례적인 행보라고 FT는 진단했다.

지난주 3.2%까지 치솟았던 30년 만기 일본 국채 수익률은 이 소식이 전해진 뒤 2.85%로 급락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1.46%로 떨어졌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FT에 따르면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설문조사를 초장기 국채에 대한 구조적인 수요 감소를 확인하고, 발행 규모를 축소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인식했다.
일본 국채 수익률은 최근 몇 달 동안 급격히 상승하면서 지난주에는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3%를 넘어서는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최근 20년물 국채 입찰 부진은 장기물 국채에 대한 수요 우려를 보여준 단적인 예다.

장기물 국채 수익률 급등은 최근의 글로벌 채권 매도세와도 궤를 같이한 것이지만, 시장에서는 일본 국내의 수급 등 복합적인 요인이 국채 매도 압력을 가중시켰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은 디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장기간 이어온 대규모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축소하기 시작했다. 중앙은행이 국채 매입을 줄였지만, 일본 생명보험사를 포함한 전통적 국채 투자자들의 수요는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수요 부진으로 국채 수익률 급등이 촉발됐고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이를 '매수자 파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FT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은행의 이번 설문조사가 일본 당국이 초장기물 국채 발행을 일시적으로 축소하기 위한 포석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다른 나라에서는 정부가 단도직입적으로 국채 발행량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은 시장의 폭넓은 의견을 바탕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에 따라 움직이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의 벤자민 샤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재무성이 초장기 국채 발행량을 줄일 수 있다는 암묵적 메시지를 시장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문제의 핵심은 여전히 수요”라며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국내 유동성 긴축 및 일본은행의 정책 정상화 기조 속에서 장기적으로는 일본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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