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토 장관은 이 같은 발언으로 소비자들의 분노를 샀고,쌀값 폭등으로 고통받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은 지난 18일 열린 정치 자금 모금 행사에서 “지지자들 덕분에 쌀을 사본 적이 없다. 심지어 팔 수 있을 정도로 많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교도통신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NHK 등 일본 주요 언론이 관련 영상을 보도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에토 장관은 다음날 기자들과 만나 “과장된 표현이었고 청중을 즐겁게 하려다 그만 그런 말을 했다”며 사과했다. 그는 “방금 아내에게도 전화로 혼이 났다. 평소 우리 둘이서 먹을 만큼은 있지만 사실 떨어지면 아내가 직접 사러 나간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에토 장관의 발언은 일본에서 생활비 상승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쌀값’ 문제와 맞물려 더욱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일본에서는 최근 기록적인 폭염으로 쌀 수확량이 줄고 외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수요가 늘면서 쌀값이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부터 비축미를 방출하며 가격 안정에 나섰지만 실효성은 낮은 상황이다. 일본 내 소매 쌀값은 5kg당 평균 4268엔(약 3만6800원)으로 지난주보다 54엔(약 500원) 올랐고 이는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은 정치권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도통신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에 대한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인 27.4%까지 떨어졌으며 응답자 10명 중 9명은 정부의 쌀값 대응에 불만을 나타냈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7월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농산물 물가 문제와 정치인의 생활감각 논란이 자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