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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리, "노르트 스트림 2, 재가동 절대 불가" 선언…미국發 재개설 일축

메르츠 총리 "운영 허가 없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美 기업발 재개 논의 반박
EU, 2027년까지 러시아 가스 완전 중단 목표…파손된 가스관, 정치적으로도 '종식'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노르트 스트림 2 가스관의 재가동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노르트 스트림 2 가스관의 재가동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로이터
신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핵심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 2의 재가동 가능성을 공식 배제했다. 이로써 독일 정부는 가동이 멈춘 이 바다 밑 가스관으로 러시아산 가스를 다시 들여올 수 있다는 최근 국제 논의에 분명히 선을 그었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독일 신문 '디 차이트(Die Zeit)'와 한 인터뷰에서 "노르트 스트림 2는 현재 운영 허가가 없으며, 이는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최근 유럽과 미국 언론에서 나온 재가동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들 보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뒤 미국과 러시아 사이 관계 개선 노력 하나로 일부 미국 기업인들이 노르트 스트림 2의 잠재적인 재가동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 가동 못한 가스관, 폭발 거쳐 '재가동 불가' 쐐기


발트해를 거쳐 러시아와 독일을 바로 잇는 노르트 스트림 2 가스관은 한 해 최대 550억 입방미터(Bcm)의 천연가스를 독일로 옮기려고 건설했으나,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뒤 독일 정부가 인증 절차를 멈추면서 실제 상업 가동은 하지 못했다.

특히 2022년 9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일 때 덴마크 보른홀름섬 근처 바다 밑에서 일어난 알 수 없는 폭발 사고로 노르트 스트림 1과 2의 전체 4개 관 가운데 3개 관이 심하게 부서졌다. 그러나 노르트 스트림 2의 나머지 한 개 관은 실제로 손상되지 않은 채 남아 있어 한 해 약 275억 입방미터(Bcm)의 러시아산 가스를 독일로 보낼 수 있는 설비 용량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이 관이 기술상 복구할 수 있더라도 다시 가동할 계획이 없다고 이미 밝혔다.

메르츠 총리의 이번 '재가동 불가' 선언은 스위스에 본사를 둔 노르트 스트림 2 운영회사가 최근 소유주 사이 부채 구조조정 합의로 파산 위기를 넘긴 지 불과 며칠 만에 나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 EU, '탈 러시아' 에너지 정책에 속도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려는 정책을 강하게 추진해왔고, 회원국 관리들은 꾸준히 노르트 스트림 2 재가동 논의에 반대하는 뜻을 밝혀왔다. 독일 정부 또한 노르트 스트림 2는 더는 독일이나 EU의 에너지 전략에서 생각할 대상이 아니라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EU 안 러시아산 가스 공급 비중은 과거보다 크게 낮아져 전체 공급량의 19% 수준으로 줄었다.

한편 EU 행정부 격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7년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모두 끊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새 러시아 가스 계약은 막고 이미 맺은 계약은 차츰 끝내는 방법을 밀고 나가고 있다. 또한 노르트 스트림 2는 EU의 '공동 관심 사업(Project of Common Interest, PCI)' 목록에서도 빠졌고, EU 집행위는 "이 가스관은 EU의 에너지 공급처 다변화 정책과 맞지 않는다"고 공식 밝혔다. 메르츠 총리의 이번 입장 표명도 EU의 이러한 대러시아 에너지 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
노르트 스트림 2는 이처럼 기술상 복구 가능성과 무관하게 독일과 EU의 확고한 정책 및 법률적 결정으로 재가동의 길이 사실상 완전히 막힌 상태다. 메르츠 총리의 발언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독일과 유럽의 단호한 의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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