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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국 국채 보유량 중국 앞질러..."중국의 투자 전략 변화 뚜렷"

영국 7790억 달러로 2000년 10월 이후 첫 중국 추월
중국 단기 국채 비중은 2009년 이후 최고치 기록
미중 갈등으로 영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이 중국을 추월한 가운데 2023년 1월 30일에 찍은 이 그림에 표시된 미국과 중국 국기 앞에 달러와 위안 지폐가 든 쇼핑 카트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중 갈등으로 영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이 중국을 추월한 가운데 2023년 1월 30일에 찍은 이 그림에 표시된 미국과 중국 국기 앞에 달러와 위안 지폐가 든 쇼핑 카트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영국이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미국 국채의 두 번째 대형 해외 보유국으로 올라섰다. 이는 중국이 미국 자산 다각화를 추진하는 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7(현지시각) 3월 말 기준 영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7790억 달러(10909000억 원), 중국의 7650억 달러(10713800억 원)를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010월 이후 처음으로 영국의 보유량이 중국을 넘어선 것이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27840억 달러(10979000억 원)에서 37650억 달러로 190억 달러(266000억 원) 줄어든 반면, 영국은 같은 기간 약 300억 달러(42조 원) 늘었다.

"중국이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히 미국 국채를 매각하는 것은 미국 경제에 보내는 경고 신호다"라고 나티시스의 아시아 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는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경고 신호는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수년간 지속됐으며, 미국은 이에 대해 더 일찍 대응책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 중국, 국채 포트폴리오 단기화해 위기 대응 유연성 확보 나서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201113000억 달러(18206000억 원)을 최고점으로 계속 줄어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이 보유한 국채 중 단기 채권의 비중이 지난 32009년 이후 가장 높아졌다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볼 때, 중국이 미국 포트폴리오의 만기를 줄였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미국 외교관계위원회의 선임연구원이자 전 미국 재무부 관료인 브래드 세서는 말했다.

미 연준과 재무부 자료를 보면, 중국의 단기 미국 국채 보유량은 2008~2010년 기간에 약 200억 달러(28조 원)까지 크게 늘었다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다시 오르는 추세를 보이며 2025년 현재 약 80~90(11조~12조 원) 달러 수준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단기 국채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는 이유가 위기 때 자산을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번 발표는 무디스가 피치와 S&P에 이어 중국의 부채와 적자 증가 때문에 트리플 A 신용등급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나왔으며, 미국 행정부에도 경고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은 여전히 1조 달러(1400조 원) 이상의 보유량으로 미국 국채의 최대 해외 보유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이 직접 보유하는 대신 벨기에의 '유로클리어'나 룩셈부르크의 '클리어스트림' 같은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미국 국채를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런 추측을 뒷받침하듯 3월 기준 룩셈부르크의 국채 보유량은 변동이 없었으나, 벨기에의 보유량은 2월보다 74억 달러(10조 원) 증가했다.

세서 연구원은 "영국의 국채 보유량 증가는 실제 영국 정부나 영국 기업의 투자보다는 글로벌 금융 중심지인 런던에 기반을 둔 국제 은행들의 보유량 증가, 런던 소재 자산관리사들의 고객 자산 보관 서비스, 그리고 헤지펀드들의 투자 활동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중국이 지난 6주 동안 보유 자산 관리에 상당한 변화를 줄 수 있었으며, 이는 시간이 더 지나야 명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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