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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中 부동산 침체 끝 안 보인다 우려"...주택 재고 연간 판매량의 5배로 급증

'좀비' 개발업자들 청산 압박에도 계속 영업...재고 처분 위해 최대 30% 인하
전문가 "수요 감소·인구 감소 지속...정부 지원에도 근본적 문제 해결 어려워"
중국의 주택 재고는 개발업자들이 홍콩 법원에서 채권자들의 압력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어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주택 재고는 개발업자들이 홍콩 법원에서 채권자들의 압력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어났다.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부동산 침체로 인한 금융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지만, 부동산주가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은 시장 안정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중국의 개발업자들은 수요를 크게 초과하는 주택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대폭적인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에 있는 CK 에셋 홀딩스의 신규 리젠시 파크 단지에서 가족형 넓은 유닛의 가격이 작년보다 약 30% 하락했다.

부동산 산업은 중국 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경제의 핵심 축이다. 2023년 이후 이 산업은 중국 에버그란데 그룹을 비롯한 유명 기업들이 산더미 같은 부채에 시달리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겪었고, 이로 인해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의 금융 시스템과 경제 전반에 대한 위험을 우려해 자금을 회수했다.

지난 가을 중국 정부는 재정 부양책으로 부동산 시장 지원을 확대하여 금융 위기 우려를 완화했다. 이에 홍콩 주식시장의 항셍 본토 은행 지수는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들 은행이 대출해준 개발업자들의 상황은 훨씬 더 악화된 상태다. 항셍 본토 부동산 지수는 2019년 말 이후 약 80% 하락했으며 저점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정부의 노력을 부실 개발업체들이 간신히 생존하도록 하고 파산으로 인한 도미노 효과를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부문의 위험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23년 6월 기준 2조3900억 위안(약 330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던 에버그란데는 2024년 1월 법원이 지정한 청산인에 따라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중국 당국 관할 하에 있는 중국 본토 자산은 아직 처분되지 않았다.

컨트리 가든 홀딩스를 비롯한 다른 개발업체들도 홍콩 법원에 청산 청원 신청을 받고 있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좀비'처럼 영업을 계속하며 재고를 판매하고 있다. 일본의 미즈호 리서치 앤 테크놀로지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주택 재고가 44억 평방미터에 달했는데, 이는 연간 판매량의 5배가 넘는 수준이다.

미즈호 리서치의 나오키 츠키오카 선임 경제학자는 "인구가 줄어들면서 25~34세 사이의 주택 구입자 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한 "실질 수요가 얼마나 감소할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공급-수요 균형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다. 중국 부동산 정보의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중국 상위 100대 개발업체의 4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 2,846억 위안을 기록했으며, 5월에도 회복세는 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이 중국 가계 자산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가격 하락은 소비자 지출을 위축시키는 부정적인 부의 효과를 만들어 경제에 더 많은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위험이 있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지난달 회의에서 중국이 부동산을 포함한 "핵심 분야의 위험을 예방하고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정부가 부동산 재고 매입과 같은 지원 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루베니의 중국 지사 경제 연구 매니저인 스즈키 타카모토는 "당국이 대형 개발업체의 파산을 용납하지 않고 위험의 연쇄 반응을 막을 것이라는 '신화'는 소비자의 소비 의지를 어느 정도 뒷받침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지역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홍콩의 통화 당국은 외국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딜로이트 차이나의 파산 사건 전문가 글렌 호에 따르면, 중국 개발업체의 해외 채무 구조조정에서 투자자들은 자본의 0.6%만 회수할 수 있다. 기업들은 계속해서 상환 기한 연장을 요청하고 있어 실질적인 자금 회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단기적 지원 조치가 은행 시스템의 붕괴를 막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인구 감소와 실질 수요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부동산 시장의 완전한 회복은 요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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