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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아이폰 앱 결제방식 대변화…美 판결로 ‘외부결제’ 허용

미국뿐 아니라 일본, 유럽, 한국 등 전 세계 규제 당국에도 영향 미칠 전망
애플 아이폰에 깔린 다양한 앱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애플 아이폰에 깔린 다양한 앱들. 사진=로이터
애플 아이폰 사용자의 앱 결제 방식에 큰 변화가 예고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연방법원이 최근 애플이 앱 내에서 외부 결제를 허용하도록 판결하면서 아마존 킨들·스포티파이·패트리온 등 주요 앱들이 기존 애플 결제 시스템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개편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2020년 에픽게임즈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비롯된 것으로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가 최근 내린 결정이다. 로저스 판사는 “애플이 개발자가 앱 내에 외부 결제 링크나 버튼을 포함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사용자가 앱스토어를 벗어나 결제할 때 경고 문구를 띄우는 것 또한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 이후 아마존은 킨들 앱에 ‘도서 받기(Get Book)’ 버튼을 추가해 사용자가 자사 웹사이트로 이동해 도서를 직접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스포티파이도 신규 사용자에게 3개월 무료 체험을 제공하는 버튼을 앱에 도입했다. 패트리온 역시 크리에이터에게 더 많은 금액을 직접 결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변경했다. 이같은 변화는 기존에 애플이 앱 내 결제 시 최대 30%까지 수수료를 부과하던 구조에서 벗어난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애플이 미국 앱스토어를 통해 매년 110억 달러(약 14조9000억원)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이 가운데 최대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가 이번 판결로 위협받게 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NYT는 “소비자가 오랜 기간 익숙해진 애플 결제 시스템을 떠나 외부 결제 방식으로 전환할지는 불확실하다”며 “신용카드 정보와 구독 관리 편의성 등으로 인해 기존 시스템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항소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 2021년에도 같은 소송과 관련해 1차 판결이 내려졌고, 당시 애플이 수수료를 27%로 낮추는 방식으로 우회한 전력이 있다. 마크 렘리 스탠퍼드대 법대 교수는 “항소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애플도 받아들이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미국을 넘어 일본, 유럽, 한국 등 전 세계 규제 당국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NYT는 “미국 소비자만 애플 수수료를 피하고 가격 혜택을 누리는 상황을 다른 국가들이 그대로 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각국의 후속 조치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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