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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파키스탄, 전격 휴전 합의했지만 수시간 만에 폭발음…양국 “상대가 먼저 위반”

지난 10일(현지시각) 파키스탄군의 대(對)인도 작전 이후 인도 잠무 레하리 지역에서 한 남성이 파손된 주택의 지붕 위 잔해 사이에 서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0일(현지시각) 파키스탄군의 대(對)인도 작전 이후 인도 잠무 레하리 지역에서 한 남성이 파손된 주택의 지붕 위 잔해 사이에 서 있다. 사진=로이터
인도와 파키스탄이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즉각적인 휴전에 전격 합의했지만 수시간 만에 국경 일대에서 폭발음이 잇따르며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인도 측은 파키스탄이 휴전 합의를 어겼다고 주장했고 파키스탄도 인도를 비난하면서도 자국군이 절제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과 CNN이 이날 보도했다.

이번 휴전은 양국이 4일간 군사 충돌을 벌이며 민간인 66명이 숨진 뒤 미국의 중재에 따라 성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오전 트루스소셜에 “미국의 중재로 인도와 파키스탄이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휴전에 합의했다”며 “양국 지도자들이 상식을 갖고 훌륭한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도 “48시간 동안 나와 제이디 밴스 부통령이 양국의 국가안보보좌관, 외교·국방 수장들과 협의를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루비오는 양국이 단순 휴전에 그치지 않고 “중립 지역에서 폭넓은 의제를 다룰 회담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휴전은 인도시각 기준 10일 오후 5시에 발효됐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교부 장관도 X를 통해 “파키스탄은 항상 평화를 추구해 왔다”며 휴전 소식을 알렸다.
그러나 휴전 선언 불과 몇 시간 만에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인 스리나가르와 잠무 등지에서 대공방어시스템이 작동하면서 폭발음이 이어졌고 인도 당국은 파키스탄이 휴전 위반을 주장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교부 차관은 “파키스탄이 오늘 도출된 합의를 위반했다”며 “인도군은 모든 재발에 강경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파키스탄이 진지하고 책임감 있게 상황에 대응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파키스탄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우리 군은 상황을 절제력 있게 관리하고 있으며 휴전 이행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번 무력 충돌은 지난달 26일 인도령 카슈미르의 유명 관광지 파할감에서 총기 공격으로 인도인 관광객 25명과 네팔인 1명이 숨지면서 촉발됐다. 인도는 파키스탄이 테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8일에는 ‘작전명 신두르(Operation Sindoor)’를 내걸고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지역과 파키스탄 본토의 테러기반시설을 공격했다. 파키스탄은 인도의 주장과 공격 모두 부인하며 자국 내 군사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해 맞대응했다.
두 나라 모두 이번 무력 충돌 이후 비자 발급 중단, 무역 금지, 인도 측의 인더스강 수자원 조약 중단 등 보복 조치를 이어갔고 CNN에 따르면 양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같은 조치들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1960년 체결된 인더스 수자원 조약은 여전히 효력을 중단한 상태다.

CNN은 “인도가 전통적으로 국제 중재를 거부해 온 반면, 파키스탄은 외교적으로 국제사회 개입을 선호해 이번 사안에서도 양국의 입장 차가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아파르나 판데 미국 허드슨연구소 연구원은 “인도는 그 어떤 분쟁에서도 중재를 받아들인 적이 없다. 반면 파키스탄은 국제 중재를 통해 인도에 압박을 가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이후 세 차례 전쟁을 벌였으며 이 중 두 번은 카슈미르 지역을 둘러싼 전쟁이었다. 인도는 1989년부터 카슈미르에서 이어진 무장 반군 활동과 자국 내 테러 공격 배후로 파키스탄의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을 지목해 왔지만 파키스탄은 도의적·정치적 지지 외에 어떠한 개입도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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