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기준금리 수준, 경제 활동에 적정한 제약 가하고 있어"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연준의 정책 기조는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 속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예단을 피했다.
그는 "무역 정책이 어떻게 전개되고, 그것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데이터와 정보를 더 수집한 뒤, 이를 바탕으로 연준의 다음 조치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도 블룸버그TV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견고한 경기 흐름은 우리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낮추는 데 있어 여유를 준다"면서 당장의 추가 조치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쿠글러 이사와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모두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경제 활동에 적정한 제약을 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연 4.25~4.50% 수준으로 동결한 뒤 성명에서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틀간의 FOMC 회의 종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높아진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고한 상태"라며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경제 상황 변화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은 연준과 미국 경제 전반에 있어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조업의 미국 내 복귀를 위해 특히 중국을 겨냥해 전 세계 여러 국가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
여러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입 관세가 이미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또한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실업률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아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잦은 관세 조정과 잇따른 무역 합의 임박 발언을 내놓으면서, 향후 경제 전개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 TV 인터뷰에 앞서 아이슬란드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올해 미국 경제의 성장은 지난해보다 상당히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은 더 높아지고 실업률은 연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관세가 미칠 잠재적인 경제적 영향으로 연준은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라는 정책 목표 달성에 있어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수 있다.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은 아이슬란드에서 열린 같은 행사 연설문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동시에 고용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견해에 동의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동시에 상승하는 상황이 온다면 FOMC는 매우 곤란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가 현재 견고한 출발점을 갖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근접하게 낮아진 진전을 고려할 때, 연준이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맞춰 통화정책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한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오는 13일 발표될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통해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확인할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관세 효과가 4월부터 물가 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며, 5월과 6월에는 보다 뚜렷한 증거가 나타날 것"이라며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연준 관계자들이 정책 목표인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 사이의 어려운 균형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만, 대체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