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잉 주가가 8일(현지시각) 모처럼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과 영국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전쟁 틈바구니에서 첫번째로 무역합의에 이른 것이 보잉 주가 급등 방아쇠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영 무역합의를 발표하면서 영국이 보잉에서 100억 달러어치 항공기를 살 것이라고 밝혔다.
보잉, 10년치 주문 확보
영국이 100억 달러어치를 사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보잉은 이미 앞으로 10년 동안 신규 주문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주문을 받았지만 공급하지 못한 주문 적체 규모가 4350억 달러어치에 이른다.
올해 예상 생산 속도라면 앞으로 10년 가까이 항공기를 만들어야 주문을 채울 수 있는 물량이다.
무역합의 물꼬 터졌다
보잉 주가가 이날 3% 넘게 급등한 주된 배경은 양국 무역합의가 트럼프 무역전쟁을 봉합하는 무역합의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다.
보잉은 미 최대 수출 기업 가운데 한 곳으로 해외 시장이 영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난해 보잉 총 매출의 거의 절반은 해외 시장에서 나왔다.
보잉에 필요한 것은 단순히 미·영 무역합의가 아니라 트럼프 무역전쟁이 끝나는 것이다.
보잉은 트럼프가 시작한 관세 전쟁으로 유럽 항공기 컨소시엄 에어버스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트럼프가 관세를 물리고, 각국이 이에 대해 보복관세로 맞서면서 보잉의 해외 시장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 보복 관세로 항공기를 인도받을 때 가격이 폭등할 뿐만 아니라 감정적으로 미국을 상징하는 보잉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유럽연합(EU)은 트럼프 같은 관세를 도입한 것이 아니어서 에어버스는 그야말로 날개를 달았다.
특히 최대 항공기 시장 가운데 한 곳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보잉은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다.
중국항공사들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보잉 구매를 자제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고, 무엇보다 100% 후반대에 이르는 엄청난 관세 부담까지 안고 있어 최근 보잉 항공기 인도를 거부하고 있다.
트럼프가 영국과 첫 무역합의에 이른 것을 시작으로 미국이 중국을 비롯해 각국과 무역전쟁을 해결하는 것이 보잉에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