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공안부 왕샤오훙 부장이 최근 미국 측에 펜타닐 제조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에 대한 중국의 역할과 관련해 어떤 조치를 희망하는지 문의했다고 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우려를 해소하고 무역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
WSJ에 따르면 중국은 왕 부장을 미국에 파견하거나 제3국에서 미국 고위 당국자들과 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이러한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중국은 미국의 무역 압박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펜타닐 공급이 미국 내 오피오이드 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대 14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협상 제안을 평가 중이라고 밝혔지만 "강압과 협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중국의 화학 제조업체들이 멕시코를 경유해 펜타닐 전구체를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2025년 현재까지 미국 내에서 약 122만명이 과다복용으로 사망할 수 있는 양의 펜타닐이 압수됐다고 밝혔다 .
중국은 자국의 엄격한 마약 단속 정책을 강조하며 미국의 중독 문제는 내부적인 요인이라고 반박해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 경제가 부동산 위기와 소비 위축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무역 전쟁의 장기화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중국과의 거래가 성사될 매우 좋은 기회가 있다"고 언급하며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국제 환경 변화에 적응할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한편, 미국은 최근 중국과 홍콩에서 들어오는 저가 상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종료했다. 이는 쉬인, 테무 등 가성비 전자상거래 플랫폼뿐만 아니라 펜타닐 등 불법 물품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