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 총리 승리로 '미국 배신' 대응 위한 아시아-유럽 파트너십 강화 시사
전문가들 "트럼프의 관세와 발언으로 중국과의 경제 관계 재검토 불가피"
전문가들 "트럼프의 관세와 발언으로 중국과의 경제 관계 재검토 불가피"

이번 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과 캐나다를 겨냥한 공격적 발언에 대한 유권자들의 적대감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폴 에반스 명예교수는 "캐나다 내에서는 양국이 트럼프의 관세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중국의 가능성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 압력이 있다"며, 오타와가 "중국과의 상업 관계의 중요성을 재강조"하고 무역장벽 제거를 위한 회담에 중국을 끌어들이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캐나다 자동차 부문을 포함한 광범위한 상품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했으며, 심지어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어야 한다"는 발언까지 반복했다. 이에 카니의 선거 운동은 트럼프의 비판에 대한 강력한 반격과 미국 의존도를 줄이자는 메시지였다.
카니 총리는 승리 연설에서 미국의 "배신"에 비추어 유럽과 아시아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과의 관계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과의 오랜 관계, 꾸준히 증가하는 통합에 기초한 관계는 끝났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을 때, 그것은 두 주권 국가 간의 관계 논의가 될 것이며, 미국보다 훨씬 더 많은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완전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카니나 자유당 정강은 중국을 무역 확대의 잠재적 파트너로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그는 이달 초 중국을 자국의 가장 큰 안보 위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카니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분석한다.
컨설팅 회사 StrategyCorp의 제프 마혼은 카니가 선거 기간 중 중국이 캐나다의 가치관을 공유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특정 부문에서 "파트너십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조용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여전히 캐나다에서 민감한 문제"이지만, 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인해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해결할 필요성에 대한 새로운 논쟁이 촉발되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는 2018년 오타와가 화웨이 임원 멍완저우를 구금한 이후 긴장 상태였다. 이후 캐나다는 미국의 제안에 따라 중국 전기차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장비 설치를 금지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지난 3월 26억 달러 이상의 캐나다 농산물 및 식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앨버타 대학교 중국 연구소의 필립 레올트는 트럼프의 신뢰성 부족이 "캐나다가 모든 달걀을 그 바구니에 넣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그는 캐나다와 중국 경제 간의 무역 "상호보완성"을 강조하며 성장 잠재력이 있는 핵심 분야로 에너지를 꼽았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미국이 여전히 캐나다 수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최대 무역 파트너라는 점을 지적하며, 트럼프가 향후 캐나다와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반스는 소수 정부 구성이 중국과의 협력에 있어 "더 큰 정치화"를 의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최근 오타와 주재 왕디 대사의 인터뷰를 통해 캐나다에 대한 자국의 대응책이 영구적이지 않으며 새 정부의 입장을 살펴볼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 캐나다 내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과의 무역 확대를 지지하는 비율이 2022년 11월 5%에서 2025년 4월 31%로 크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관계 변화로 인해 카니 정부가 과거처럼 미국의 압력에 굴복할 가능성이 훨씬 낮아졌으며, 중국과의 관계에서 "균형 잡힌 접근법"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