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부터 기념품까지…고율 관세에 美 공장 설립 '불가피한 선택'
노동 비용·공급망 등 난관 속 '생존' 위한 고육지책…무역 전쟁 장기화 대비
노동 비용·공급망 등 난관 속 '생존' 위한 고육지책…무역 전쟁 장기화 대비

석유화학 제품부터 기념품 제조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으며, 이는 미·중 무역 전쟁의 심각한 영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27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동부에서 기념품 사업체를 운영하는 라이언 저우는 미국의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텍사스 주 댈러스에 새로운 공장을 설립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 주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관세를 회피하지 않고서는 사업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저우와 마찬가지로, 많은 중국 제조업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에 대응하여 미국 내 생산 시설 설립을 조용히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최고 145%까지 인상하자, 중국 역시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양국 간 무역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특히 소량 배송에 대한 면세 혜택 폐지는 중국의 대미 수출 기업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미국 현지 생산은 관세 회피라는 분명한 이점이 있지만, 높은 노동 비용과 중국에 비해 엄격한 고용 규정, 그리고 완전한 공급망 부재 등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국 기업들은 관세 부담보다는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시장 접근성을 유지하고 장기적인 생존을 모색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 현지화를 지원하는 컨설팅 회사들은 최근 문의가 급증했다고 밝히며, 이는 중국 기업들의 위기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제조가 고도로 자동화된 생산 라인에 더 적합하며, 기업들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 미국 시장에 맞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 현지에서 원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관세 부담보다는 현지 생산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석유화학 산업과 같이 원자재 비중이 높은 산업에서는 관세가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기 때문에,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컨설팅 업계는 중국 기업들의 미국 이전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미국 달러의 글로벌 지배력이 유지되는 한 미국 시장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소비 시장으로 남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비록 미·중 무역 전쟁이 완화되더라도, 이미 미국 내 생산 시설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은 현지 생산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수준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무역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중국 기업들의 미국 생산 기지 이전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결국,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 장벽을 우회하고, 변화하는 무역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