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재무장관 "시진핑과의 대화 여부 모르겠다"...中 "관세협상 진행 중단" 주장, 미국 주식시장 불안 가중

지난 27일(현지시각)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ABC 방송 '디스 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대화를 나눴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두 정상이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고 서로에 대한 많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중국은 높은 관세 수준이 그들의 사업 모델에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접촉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과 달리, 중국이 이를 전면 부인하는 등 상반된 신호가 나온 가운데 이루어졌다.
◇ "협상 중" vs "협상 없다"...미·중 정면 충돌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5일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팀은 중국 측과 계속 소통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공정무역협정 체결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미국은 관세에 대해 어떠한 협의나 협상도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혼란을 야기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자신에게 전화했다고 주장했으나, 통화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지난 25일 "나는 시진핑과 여러 번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지만, 가장 최근 접촉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봄 회의에 참석한 중국 대표단과 만남을 가졌으나, "그것은 금융 안정성, 세계 경제의 조기 경고와 같은 전통적인 주제에 더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 높은 관세로 시장 불안...다우지수 4.5% 하락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월 초부터 지난 24일 종가까지 4.5% 하락했고, S&P 500 지수는 2.2%, 나스닥 종합지수는 0.8% 하락했다. 주식시장은 관세 관련 뉴스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 DGA-알브라이트 스톤브릿지 그룹의 선임 컨설턴트인 마이런 브릴리언트는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의미 있는 대화를 위한 구조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기 위해서는 미국이 이번 달에 부과한 관세를 상당 기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완전 경제 타격은 아직...전략적 접근법 차이
비록 무역 갈등의 완전한 경제적 타격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최근 몇 주 동안 중국에서 미국으로의 컨테이너 선적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일부 경제학자들은 정리해고와 소매점 공급 부족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선트 장관 모두 이러한 위험성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가 145%인 상황에서 사업을 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베선트 장관은 현 무역 관계 상태를 "금수 조치"로 표현했다.
미국과 중국의 협상 접근법 차이도 진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과 시진핑 간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하는 하향식 접근법을 선호하는 반면, 중국은 하급 관리들 간 대화로 시작하는 관료주의적 접근법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4일 관세 부과로 타격받는 기업과 가계에 대한 재정 지원, 자금 조달을 위한 국채 발행 등 경기 부양책 시행을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학 책임자 앤디 로스먼은 "양국 정부 간에 주기적인 실무 수준의 대화가 있지만, 그 대화는 관세 분쟁보다 다른 모든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미국 정부 관계자 중 어느 누구도 관세 분쟁에 이야기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략에 대해 "게임 이론에서는 이를 '전략적 불확실성'이라고 부른다"며 "협상 상대방에게 어디로 갈지 미리 알리지 않는 것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ABC 뉴스/워싱턴 포스트/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72%가 트럼프의 경제 정책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것에 대해 베선트 장관은 "여론조사보다 실제 소비자들의 행동이 중요하며, 현재 미국인들은 여전히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고 반박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