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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페인 배터리 공장, 지역 환경단체 반발에 부딪혀

1조 9600억 원 투자 계획, 황산·염산 등 유해 화학물질 사용과 지역 물 부족 우려로 행정소송 제기
스페인 카탈루냐 몬로이치에 들어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동박 공장 조감도. 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인 카탈루냐 몬로이치에 들어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동박 공장 조감도. 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스페인 배터리 공장 설립 계획이 현지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공장을 유치한 시 당국에 소송을 제기했다.
스페인 몬로이치 델 캄프(Mont-roig del Camp)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동박 공장을 건설하려는 12억 유로(약 1조 9616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에 환경·지역 단체들의 행정 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600개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는 이 사업은 시의회의 신속 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두 건의 소송이 카탈루냐 고등법원(TSJC)에 제기되면서 암초에 부딪혔다. 공장 건설 가능 여부는 이제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부지 매입 비용은 450만 유로(약 73억 5610만 원)다.

◇ 도시 계획 변경·안전 문제 등이 쟁점


지난 26일(현지시각) 스페인 현지 언론 아라(ARA)에 따르면, 이번 소송 중 하나는 환경 단체 레스쿠르소(l'Escurçó)가 제기했다. 레스쿠르소의 주안 마넬 올리베야 회장은 "절차 전반에 걸쳐 많은 부정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에는 사업 유치에 찬성했으나, 세부 내용 공개 후 입장을 바꿨다면서 "시장의 실수는 우리를 속이려 했다는 것인데, 이제 모두들 이것이 매우 위험한 화학 회사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송 대상은 지난해 8월 승인된 시의회의 도시 계획 수정안이다. 이 수정안은 부지의 건축 가능 범위를 높이고(최고 25m 건물 허용) 산업 분류를 레벨 3에서 레벨 5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레벨 5는 레벨 3보다 더 큰 위험을 수반한다. 올리베야 회장은 "그들은 이것을 배터리 공장으로 팔았지만, 실제로는 배터리 등 다양한 곳에 사용할 수 있는 구리 시트를 정제하는 곳"이라면서 "이 정제 과정에 황산, 염산, 그리고 이들 중 가장 위험한 크롬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용수 부족' 우려 확산… 시 당국 '적법 절차' 강조


다른 한 건의 소송은 헤펙-EdC(Gepec-EdC)와 카탈루냐 농민연합(Unió de Pagesos de Catalunya), 몬로이치 주민협회가 공동으로 제기했다. 이들 단체는 앞선 소송과 마찬가지로 안전 문제를 지적하는 동시에 생물 다양성 위협과 막대한 용수 수요를 문제 삼고 있다. 헤펙-EdC의 조아킴 에스텔례르 환경 방어 기술자는 "처음에는 일자리 창출 등을 고려해 프로젝트를 우호적으로 봤다"면서도, "문제는 그 위치이며, 물이 풍부하고 안전 조치를 유지할 수 있는 지역에 공장이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소송인단에 따르면 공장은 연간 1 hm³의 물을 필요로 하며, 이는 캄프 데 타라고나 지역을 커버하는 에브로 미니 수로를 통해 공급될 예정이다. 에스텔례르는 "에브로강이 모든 것을 흡수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며 가뭄 시 농민들이 필요한 물의 절반 만으로 농사를 짓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또한 롯데 프로젝트 외에도 하드록(Hard Rock), 바스프(BASF) 배터리 재활용 공장 등 미니 수로에 의존하는 다른 보류 프로젝트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몬로이치 델 캄프의 프란 모란초 시장은 이번 사안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시 관계자들은 배터리 공장 건설이 "시의 최우선 과제이며, 시의회는 법에 따라 모든 절차와 모든 조치를 이행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환경 운동 단체인 레볼테스 데 라 테라(Revoltes de la Terra)는 5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몬로이치 델 캄프에서 야영 시위를 예고했다. 카탈루냐 지역의 다양한 운동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올해 초 결성된 이 단체는 참가자들에게 텐트 외에 식물, 도구, 밀짚모자를 가져와 달라고 요청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환경단체와 시민단체가 시 당국과 소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착공은 일정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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