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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對美 관세협상 카드로 미국산 대두 추가 구매 검토

중국 구매 감소로 어려움 겪는 미국 농가 지원…트럼프 행정부 설득 '승부수'
美와 '패키지' 협상 목표…과거 미·중 무역 갈등 시 옥수수 구매 선례
2023년 미국 대두 수출의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수출되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미국 대두 수출의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수출되었다. 사진=로이터
일본이 트럼프 행정부에 관세 철폐를 설득하기 위한 협상 카드로, 중국의 구매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산 대두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일본의 관세 협상 수석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특사는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미국을 방문하여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및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아카자와 특사는 일본이 미국과 포괄적인 "패키지" 협정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미국의 주요 농산물 수출품 중 하나인 대두가 일본이 협상 테이블에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대두 수입은 주로 민간 기업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2024년 총 수입량은 317만 톤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으며, 미국은 이 수입량의 65.7%를 차지하는 최대 공급국이다. 브라질이 23.4%, 캐나다가 10.4%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필요에 따라 국내 기업들에게 미국산 대두 수입 확대를 요청할 수 있는 상황이다.
2023년 미국의 대두 수출량 중 54.3%는 중국으로 향했다. 그러나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산 대두 구매를 줄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였으며, 최근 백악관 복귀 이후에도 여러 국가에 대한 관세를 발표하는 등 강경한 무역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은 145%에 달하며, 중국 역시 이에 맞서 미국산 제품에 대해 125%의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대두협회(American Soybean Association)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농가에 미칠 피해를 우려하며 가능한 한 빨리 중국과의 협상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과거에도 무역 갈등 상황에서 미국 농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협상력을 높인 사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중 미·중 무역 긴장이 고조되었던 2019년, 일본은 일본 농작물에 대한 병충해 피해를 이유로 미국 및 다른 해외 시장에서 사료용 옥수수 구매를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일본 농림수산부는 구매 시 보관료를 전액 보조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일본의 대두 수요는 지난 5년간 연간 350만 톤에서 390만 톤 사이를 유지하고 있으며, 수입콩은 주로 식용유 제조에 사용된다. 일본의 대두 자급률은 약 7%에 불과하여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의 미국산 대두 추가 구매 검토는 어려움에 처한 미국 농가를 지원하는 동시에, 미국의 관세 압박으로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향후 미일 관세 협상에서 일본이 대두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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