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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파월 "트럼프 관세폭탄 예상보다 더 심각"

제롬파월 연준 풋 (PUT) 공식 부인
제롬파월 연준 FOMC 의장/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롬파월 연준 FOMC 의장/사진=로이터

연준 FOMC "금리인하 전면 재조정" 제롬파월 "트럼프 관세 폭탄 예상보다 더 심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상보다 높은 관세로 물가 인상과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면서 연준이 물가와 성장 중 어디에 더 초점을 맞출지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파월의 발언에 뉴욕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뉴욕증시뿐 아니라 달러환율 국제유가 국채금리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가상암호화폐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한 연설에서 "관세는 최소한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증가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까지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다"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파월은 "우리는 양대 목표(최대 고용·물가 안정)가 (서로) 긴장 상태에 놓이는 도전적인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경제가 각 목표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각 (목표와 현실 간) 간극이 좁혀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최대 고용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데 경제 성장을 촉진해 고용을 늘릴 필요가 있을 때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물가를 잡는게 우선일 때는 기준금리를 올린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둔화하면 물가도 낮아지고 실업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양대 목표를 둘 다 달성할 수 있지만, 관세는 물가와 실업률을 둘 다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파월 연준 의장의 인식이다.

파월 의장은 "우리의 도구(기준금리 변경)는 같은 시점에 두 개(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 중 하나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관세가 "아마 올해 내내 우리를 목표 달성에서 더 멀어지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조정을 당장은 고려하지 않고 경제 상황을 더 관망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현재로서 우리는 정책 입장에 대한 어떤 조정을 고려하기 전에 더 많은 명확성을 기다리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연준은 관세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지난 3월 19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는데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0.25%포인트씩 서너 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이라는 데 방점을 두면서도 그 영향이 더 지속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때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자동차 가격이 오랫동안 올랐던 사례를 언급하고서 이 같은 "공급망 차질"이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도록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증시가 급락하면 연준이 시장에 개입하는 이른바 '연준 풋'을 기대해도 되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시장은 원래 취지대로 작동하고 있고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달러화가 부족할 경우 달러화를 공급할 준비가 됐냐는 질문에는 연준이 외국 중앙은행들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한 점을 거론하면서 "그렇다"고 답했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로 엔비디아가 미국과 중국 사이의 최대 협상 카드가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미국 상무부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인 H20 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중국 수출 허가 품목을 지정하며 반도체 수출 규제를 한층 강화했다. H20 칩은 미국 정부의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한도 내에서 엔비디아가 중국에 제공할 수 있는 최고급 사양의 AI 칩이었다. 뉴욕증시 엔비디아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기존 H100 칩에서 성능이 낮아진 H20 칩을 제작해 중국에 수출해왔는데, 이마저도 수출길이 사실상 막힌 것이다.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메가톤급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미국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관세로 맞대응하는 등 갈등은 격화하고 있다. WSJ은 "엔비디아는 이제 AI 개발을 둘러싼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 두 초강대국 사이에 끼이게 된 셈이 됐다"며 "AI 컴퓨팅 분야에서 엔비디아 입지는 매우 강력해 하위 사양 칩조차도 수요가 넘쳐나지만, 미·중 간 무역전쟁에서 이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모건스탠리 분석가 조 무어 H20 칩의 성능이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엔비디아의 최고급 칩이었던 H100 시리즈에 비해 약 75% 낮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이어 "성능이 낮은 칩조차도 중국 시장에 판매하지 못하게 된 것은 무역전쟁이 엔비디아의 비즈니스를 얼마나 흔들 것인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매출에서 H20 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이번 수출 규제 강화로 엔비디아가 앞으로 계속 월가의 기대를 넘기고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해 나가는 데에는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망했다.

엔비디아는 H20 칩을 중국에 사실상 수출하지 못하게 되면서 55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회계연도 1년간 H20 칩을 포함하는 엔비디아 데이터 센터 매출은 1천152억 달러로, 월가는 올해 매출은 50% 이상 증가한 1천820억 달러를 예상했다. WSJ은 "특히, 주목할 점은 이 규제 강화 조치가 발표되기 하루 전 엔비디아가 미국 내 AI 슈퍼컴퓨터 제조를 위해 최대 5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라며 "이는 미국 내 제조업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마러라고(Mar-a-Lago)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에도 참석했다. 이후 백악관이 중국 내 H20 칩 판매 금지 계획을 철회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기도 했다. WSJ은 "그러나 고조되는 무역 전쟁은 미국 최고의 반도체 기업이 중국에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데 있어 결코 좋은 환경은 아니다"라며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5천억 달러도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짚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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