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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캐나다 무역전쟁 격화 속 양국 정상 첫 통화

트럼프 관세와 합병 발언에 캐나다, 미국산 주류 판매 중단....관세 부과와 주류 보이콧으로 피해 확산
2020년 9월 28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랜스다운에 있는 사우전드 아일랜드 브리지에서 캐나다-미국 국경 검문소에서 미국과 캐나다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0년 9월 28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랜스다운에 있는 사우전드 아일랜드 브리지에서 캐나다-미국 국경 검문소에서 미국과 캐나다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와 캐나다 합병 발언으로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정상이 해법 마련을 위한 새로운 대화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캐나다가 미국산 주류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주 정부 운영 매장에서 미국산 주류 판매를 중단한 가운데 29(현지시각) 양국 정상이 전화통화를 통해 새로운 경제 및 안보 관계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캐나다 상품에 새로운 관세를 발표하고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달 초에는 외국산 자동차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지난 13일부터 캐나다 정부는 298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25%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대응했다.

FT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주() 당국들은 미국산 주류 판매 중단이라는 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온타리오주 주류관리위원회는 "미국 제품을 온타리오 현지 및 캐나다산 증류주, 와인, 사이다, 맥주 및 즉석 음료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는 "캐나다에 경제적으로 해를 끼치려는 나라로부터 우리 달러를 지키기 위해" 미국 술의 판매를 금지했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조치는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주류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오리건주 소콜 블로서 와이너리의 알렉스 소콜 블로서 사장은 "우리는 40년 넘게 이 시장을 구축해 왔으나 대통령은 단숨에 그 시장에 불을 붙였다"FT에 말했다. 이 와이너리는 연간 2000-4000케이스의 와인을 캐나다에 판매해왔으나 주문이 모두 취소됐다.

켄터키에 본사를 둔 잭 다니엘스 위스키 증류업체 브라운-포먼의 로슨 화이팅 최고경영자는 캐나다의 판매 중단 조치가 "관세보다 더 나쁘다""관세는 비용 증가일 뿐이지만, 이번 조치는 말 그대로 판매 기회 자체를 완전히 빼앗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증류주 위원회의 크리스 스웡거 최고경영자는 트럼프가 42일에 약속한 "호혜적" 관세 발표 때 캐나다와의 분쟁이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 정상 통화로 관계 개선 모색..."포괄적 협상" 합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첫 전화 통화를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매우 생산적인 통화였고, 우리는 많은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으며, 카니 총리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캐나다 노동자와 우리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보복 관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FT는 보도했다.

캐나다 총리실의 성명에 따르면 두 정상은 "매우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고 새로운 경제 및 안보 관계에 대한 "포괄적인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다음달 28일 캐나다 선거 이후 만날 것을 약속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번 통화 전날인 28, 카니 총리는 캐나다와 미국의 오랜 관계가 "끝났다"고 말하며 양국 간 무역 협정에 대한 "광범위한 재협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부과한 자동차 관세는 캐나다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캐나다 상공회의소 무역 추적기에 따르면, 양국 간 연간 무역 규모는 약 10억 캐나다 달러에 달한다. USMCA를 준수하는 부품들은 트럼프가 이번 주에 발표한 자동차 관세에서 일시적으로 면제되지만, 이 관세는 캐나다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에 대한 적대적 태도는 역설적으로 카니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에 대한 지지를 높이고 있다. 앵거스 리드 연구소는 지난 2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자유당으로 지지를 바꾼 유권자 중 56%가 새 지도자 때문이라고 응답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 때문이라는 응답도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편, 전 영란은행과 캐나다은행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한 카니는 지난 9일 자유당의 지도자가 되었다.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는 자유당과 그의 지도력에 대한 광범위한 국민적 불만으로 인해 사임한 바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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