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美, 25% 자동차 관세로 "中 전기차 기술 혁신 오히려 가속화" 우려

BYD, 5분 충전에 470km 주행 가능한 초고속 충전 시스템 선보여
2023년 11월 3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에서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와 BYD 오토의 합작 투자 회사인 덴자(Denza)와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보야(Voyah)의 부스에 전기 자동차(EV) 모델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11월 3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에서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와 BYD 오토의 합작 투자 회사인 덴자(Denza)와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보야(Voyah)의 부스에 전기 자동차(EV) 모델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자동차 관세가 중국 전기차 기업 기술 혁신을 오히려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28(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25% 수입차 관세 정책이 역설적으로 중국 전기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수입차와 주요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 계획은 제조업체들이 미국으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강제하기 위한 취지이지만, 이 조치가 시행될 경우, 유럽과 아시아 자동차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점유율도 하락하여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FT"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어 부품에 대한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며, 이는 결국 완성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시장 축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관세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기술 혁신을 오히려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FT"미국의 관세는 중국 기업들이 더욱 저렴한 제품과 기발한 전기차 기술을 내놓는 시점에 서구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오히려 이들을 BYD와 같은 중국 업체보다 더 뒤처지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이 서구 업체들의 연구개발 투자 여력을 감소시키는 반면, 중국 업체들은 제한된 시장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 혁신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 중국 BYD, 전기차 기술 혁신 선도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로 부상한 중국의 BYD는 지난주 5분 만에 약 470km의 주행 거리를 추가할 수 있는 초고속 EV 충전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 기술은 운전자가 휘발유 자동차를 주유하는 것과 유사한 편의성을 제공함으로써 전기차 사용의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를 해소할 수 있는 기술적 돌파구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BYD는 몇 주 전 '갓스 아이(God's Eye)'라는 무료 첨단 자율주행 시스템을 공개하고 전 제품군에 설치할 계획을 밝혔다. 이러한 연이은 기술 혁신은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딥시크(DeepSeek) 순간"이라 부르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중요한 전환점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 발표 직후에도 BYD의 주가는 지난 27일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이미 미국 시장에서 기존 관세로 상당 부분 진입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신 중국 기업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인도, 튀르키예와 같은 신흥 시장에서 성장하며 글로벌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확장에 힘입어 2023년 일본을 추월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등극했다. 현재 중국의 수출 차량 중 대부분은 내연기관차(ICE)이지만,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중국 기업들은 경쟁력 있는 전기차 모델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 미국·EU, 전기차 전환 정책 후퇴

미국의 관세 강화 조치는 유럽연합(EU)이 배출가스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 EU의 이러한 움직임은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배출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한 예측 가능한 대응이지만, 전체적인 전기차 전환 추세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화에 대한 소비자세 인센티브를 삭감하고, "드릴, 베이비, 드릴" 접근법을 위해 청정 기술 보조금을 철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미국의 전기차 정책이 사실상 역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너럴모터스(GM)와 같은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증가로 인한 수익을 전기차 가격 인하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시행될 경우, 자동차 부품에도 수입 관세가 부과되어 공급망 붕괴와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산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역행은 결국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을 증가시켜 전기차 전환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FT"중국 업체들이 미국에 판매하는 전기차는 거의 없지만, 관세로 인한 미국과 유럽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에게 더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의 국가 주도 산업 정책은 중국 내 강력한 전기차 제조업 기반을 구축했으며, 구매 패턴의 급격한 변화를 촉진했다. 2025년에는 중국에서 순수 배터리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더 많이 판매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서구 경쟁사들보다 몇 년 앞선 속도다.

BYD의 최대 경쟁사인 테슬라(Tesla)는 자동차의 대부분이 미국산으로, 관세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BYD의 지속적인 기술 혁신으로 인한 경쟁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산업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의도와 달리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게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기술 혁신에 더욱 집중할 명분과 동기를 제공하고 있다""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라는 단기적 목표보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주도권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