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동맹국 관계 언젠가 끝날 수도" 발언으로 국제 신뢰 위기 심화
F-47 전투기 개발로 '6년 연속 적자' 보잉의 반격...록히드 마틴 주가 7% 하락
F-47 전투기 개발로 '6년 연속 적자' 보잉의 반격...록히드 마틴 주가 7% 하락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함께 공군을 위한 차세대 전투기 F-47 개발을 발표하며 이를 "역사적인 투자"라고 표현했다. 그는 "지금까지 개발된 가장 진보되고 유능하며 치명적인 항공기가 될 것"이라며 "다른 어떤 나라의 능력도 크게 능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 전투기가 미국이 "계속해서 하늘을 지배"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투기의 이름은 트럼프가 미국의 47대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착안된 것으로 추측되며, 트럼프는 "장군들이 그 이름을 선택했다"고 언급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에 따르면, F-47 개발을 위한 초기 주문 규모만 200억 달러(약 29조 원)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수명주기 동안 이 프로젝트는 보잉사에 수천억 달러의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나, 전투기의 실전 배치는 향후 10년간은 이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실험 버전"이 5년 동안 비밀리에 비행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 보잉의 반격, 록히드 마틴의 위기
산업 컨설팅 회사 에어로다이나믹 어드바이저리(Aerodynamic Advisory)의 리처드 아불라피아(Richard Aboulafia) 분석가는 지난 21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명령은 보잉에게는 중요한 성공이고 록히드 마틴에게는 중요한 패배"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발표 당일 보잉의 주가는 5% 이상 상승했지만, 록히드 마틴의 주가는 7% 하락했다.
보잉사는 이번 계약으로 2001년 F-35 전투기 개발 계약에서 록히드 마틴에 패배한 이후 오랜 경쟁에서 복수에 성공했다. 지난 수년간 보잉은 737 맥스 제트기 추락 사고와 도어 사이즈 동체 분리 사고 등으로 상업용 항공기 부문에서 심각한 위기를 겪어왔다. 2018년과 2019년에는 737 맥스 제트기 추락 사고로 총 346명이 사망했으며, 지난해 초에는 737 맥스의 도어 사이즈 동체 부분이 이륙 직후 분리되면서 객실 벽에 큰 구멍이 생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방위산업 부문에서도, 대통령 전용기 에어 포스 원(Air Force One) 개발을 비롯한 여러 프로젝트가 지연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보잉은 2024년에만 118억 달러(약 17조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로써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여름 보잉은 최고경영자를 데이브 칼훈(Dave Calhoun)에서 로버트 "켈리" 오트버그(Robert "Kelly" Ortberg)로 교체했다. 오트버그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 사업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며, 우리가 함께 직면한 도전을 과대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보잉은 F-47 개발을 위해 방위 부문 역사상 가장 중요한 투자를 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개발 중인 F-47 전투기는 2005년부터 운용 중인 F-22 랩터의 후속 기종으로 계획되어 있으며, 이전 모델과 달리 드론과 공동으로 사용되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드론 개발을 위해 미국 공군은 이미 업계에서 유망한 신생 기업으로 주목받는 안두릴 인더스트리즈(Anduril Industries)를 비롯한 여러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
◇ 동맹국 신뢰도 우려와 록히드 마틴의 어려움
아불라피아 분석가는 "미국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또는 예비 부품 공급을 거부함으로써 미국 밖의 F-35 함대를 약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록히드 마틴은 좋지 않은 한 달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고문인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이러한 유인 전투기 개발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머스크는 몇 달 전 자신이 소유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에 "일부 멍청이들은 여전히 F-35 같은 유인 전투기를 만든다"며 드론 시대에 이러한 항공기는 "구식"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